[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KT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2.3.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KT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2.3.31

서초구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배당금 전년 比 41.5%↑… 1910원 확정

박종욱 대표, 재선임 앞두고 자진 사퇴

최대 주주 국민연금의 재선임 반대 영향

주총장서도 노조와 충돌… 기자회견 ‘시끌’

참여연대 등 단체, 이사회에 KT 문책 촉구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31일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형으로의 전환에는 분명히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KT가 이날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가운데 구 대표는 “작년에 콘텐츠의 경우 스튜디오지니는 묶어냈고 금융도 비씨카드 중심으로 그 아래 케이뱅크 구조를 갖추는 등 사업구조 조정을 진행했다”며 “지주형 전환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KT의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있지 않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KT는 ▲제40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 총 6개 안건을 승인했다.

KT는 2021년도 연결 기준 매출 24조 8980억원,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41.2% 증가한 1조 6718억원을 기록했다. 제40기 재무제표 승인에 따라 배당금은 전년 대비 41.5% 증가한 주당 1910원으로 확정했으며 오는 4월 27일부터 지급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오전 KT 제40기 정기주주총회가 예정된 서울 서초구 KT 우면연구센터에서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오전 KT 제40기 정기주주총회가 예정된 서울 서초구 KT 우면연구센터에서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31

아울러 정관 일부를 변경해 주주환원 방법을 다양화했다. 기존에는 주주에 대한 배당을 ‘금전’과 ‘주식’으로 한정했지만 ‘기타의 재산’을 추가해 향후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며 주주의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마이데이터 사업추진을 위해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부수업무’를 목적사업에 추가했다. KT는 통신과 금융 데이터 등을 융합한 초개인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을 선임했다. 사내이사에는 그룹 시너지 강화 및 국내외 그룹사 육성, 전략적 투자, 제휴 추진 등으로 KT그룹의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윤경림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현 KT 이사회 의장이자 전 과학기술부 차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을 지낸 유희열 사외이사가 ICT 분야의 정책 전문가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재선임됐다. 또한 보험업계 최장수인 11년간 CEO로 활동했으며 현재 라이나생명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Hong Benjamin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지냈던 김용헌 세종대학교 석좌교수가 선임됐다. 김용헌 사외이사는 한진중공업 감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법조인으로서의 원칙과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KT의 컴플라이언스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가 질의를 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2.3.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가 질의를 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2.3.31

박종욱 KT 안전보건총괄 대표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내이사 재선임을 앞두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지분 12.68%로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재선임 반대 의사가 가시화하면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박 대표의 재선임을 반대했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30일 박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관련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이 같은 결정 배경과 관련해 “기업 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KT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2021년 11월 약식 기소된 뒤 올해 1월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횡령 혐의로 500만원의 약식명령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사의 보수 한도와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의 건도 원안대로 의결했다.

KT는 2020년도 정기 주주총회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주주 편의를 위해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했으며 올해도 지난 15일부터 30일까지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이 외에도 KT는 메인 주총장 외 2곳을 추가로 개방하고 열화상 카메라를 비치하는 등 이번 주총서 주주 편의와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구 대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KT는 시대적 변화를 성장 기회로 만들며 지난 20년 이래 가장 큰 서비스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2022년에도 매출 성장과 질적 이익 개선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KT새노조, 참여연대, 약탈경제반대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31일 오전 KT 제40기 정기주주총회가 예정된 서울 서초구 KT우면연구센터 앞에서 ‘미SEC 철퇴, 국민기업 KT 지배구조 정상화 위한 주주총회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KT새노조, 참여연대, 약탈경제반대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31일 오전 KT 제40기 정기주주총회가 예정된 서울 서초구 KT우면연구센터 앞에서 ‘미SEC 철퇴, 국민기업 KT 지배구조 정상화 위한 주주총회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31

한편 주주총회 시작에 앞서 같은 날 오전 8시에는 KT새노조를 중심으로 한 ‘미SEC 철퇴, 국민기업 KT 지배구조 정상화 위한 주주총회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이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참여연대·KT새노조 등 총 9개 단체는 KT 이사회에는 구현모 대표의 자격을 정지하고, 국민연금에는 이사 선임 등 문제 안건에 반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올해 2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KT에 10여년간 비자금 조성, 뇌물 등 총체적 컴플라이언스 경영 실패로 75억원(630만 달러) 상당의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며 “현 대표이사 구현모, 박종욱 모두 SEC 과징금 부과 사유가 된 범죄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KT 이사회는 과징금 건에 대한 어떠한 반성의 입장도 내지 않고 심지어 과징금 사유 중 하나인 횡령 등 범죄에 연루된 사내이사 연임을 안건으로 내세워 노동시민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구현모 대표이사 자격 정지 ▲국민연금의 문제 이사 선임 안건 반대 ▲이사회의 SEC 과징금 책임자 문책 및 과징금 구상권 청구 ▲KT 부패방지 계획서 공개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KT새노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KT는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여전히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부패행위를 방지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비록 부적격 이사 선임이 저지되기는 했으나 비위 행위를 저지른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부패의 고리는 지속될 것이다. 노동시민사회계는 KT 지배구조 정상화를 위해 멈추지 않고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KT새노조, 참여연대, 약탈경제반대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31일 오전 KT 제40기 정기주주총회가 예정된 서울 서초구 KT우면연구센터 앞에서 ‘미SEC 철퇴, 국민기업 KT 지배구조 정상화 위한 주주총회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KT새노조, 참여연대, 약탈경제반대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31일 오전 KT 제40기 정기주주총회가 예정된 서울 서초구 KT우면연구센터 앞에서 ‘미SEC 철퇴, 국민기업 KT 지배구조 정상화 위한 주주총회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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