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1.8.24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1.8.24

母 “3차 폭행 이어져” 호소

“옷에 침 뱉고 발로 차기도”

“핏자국에 가슴 무너져 내려”

“촉법소년도 벌 받게 해줘야”

파주경찰서 “수사 진행 중”

[천지일보=윤혜나 기자] 한 어머니가 초등학생 6학년 딸이 중학생 11명의 학생에게 보복폭행을 당했다는 호소의 글을 올렸다. 현재 사건은 파주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19일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현재 피의자를 특정해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15일 게재된 ‘초등 6학년 여자아이를 11명이 보복 폭행한 사건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기준 4만 5000명가량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 A씨는 자신을 파주에서 초등학교 6학년 딸을 키우는 엄마라고 소개한 뒤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

청원글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7일 오후 6시께 거주지 부근 놀이터에서 발생했다. 그날 A씨의 딸 B양은 생일이었던 친구에게 선물을 사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오후 5시 54분께 A씨는 B양과의 전화를 통해 집에 오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데 오후 6시가 조금 지나 A씨가 집에 도착했을 때 B양은 없었고, 두 차례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잠시 후 오후 6시 27분께 B양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B양은 “엄마 금방 도착해”라는 말을 전한 후에 곧바로 집에 도착했다.

돌아온 아이의 옷과 얼굴에는 피가 잔뜩 묻어 있었고, 눈도 충혈된 상태였다.

A씨는 눈물을 흘리는 아이에게 “엄마에게 말해줄 수 있겠니?”라고 물었다. 그러자 B양은 집으로 오는 길에 언니 오빠에게 맞았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상황 설명을 들고, 점점 더 코와 입이 붓고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면서 CT를 찍어야 할 것 같으니 빨리 병원에 데려가라고 했다. 이후 A씨는 B양을 데리고 응급실로 향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15일 게재된 ‘초등 6학년 여자아이를 11명이 보복 폭행한 사건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기준 4만 5000명가량의 동의를 얻었다. ⓒ천지일보 2021.12.19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15일 게재된 ‘초등 6학년 여자아이를 11명이 보복 폭행한 사건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기준 4만 5000명가량의 동의를 얻었다. ⓒ천지일보 2021.12.19

◆집으로 귀가하던 사이 벌어진 폭행, 그 전말은?

앞서 지난 6월 23일 B양은 가해자 무리 일부와 마주쳐 1차 폭행을 당한 바 있다. 그는 전동킥보드를 타고 있는 남학생 두명을 보고 친구에게 “저거 타면 안 되는 건데 미쳤네! XXXXXX”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두 남학생은 아이들을 아파트 놀이터로 데려가 무릎을 꿇게 하고 머리를 때리며 사과하게 시켰다. 사과를 받은 후 이들은 아이들을 돌려보냈다.

당시 A씨는 “왜 오빠들한테 욕을 해. 다신 그러지 마”라며 “(다음에 올 때는) 다른 길로 돌아 집에 와”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해 학생들의 폭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B양은 엄마와 통화를 마친 후 하교하던 길 한 남학생들과 마주쳤다. 이들은 “야 거기서봐”라고 부르더니 놀이터로 B양을 데리고 갔다.

그곳에는 여학생 3명과 남학생 8명가량이 있었다. 이들은 B양을 둘러싼 채 “(옷) 벗어봐라” “이거 진품이냐 가짜냐”라고 말했다. B양이 답하지 않자 여학생 1명이 옷을 벗기려고 했다. 이어 담배 연기를 얼굴에 뿜고 “너도 펴봐”라고 말하며 입에 대고, 옷에 계속 침을 뱉는 등의 폭행을 가했다.

남학생들은 얼굴을 때리려는 행동을 취했고, B양이 얼굴을 막자 “쟤 손 잡아”라며 양쪽에서 팔을 잡기도 했다. 이후 B양의 뺨을 때리고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고, 이에 아파 쓰러진 아이를 발로 차며 “기절했냐 일어나라” 등의 말을 했다.

이들은 물티슈를 사와 B양에게서 흐르는 피를 닦으려 했지만 피가 멈추지 않자 화장실로 보내 씻고 나오게 했다. 닦지 않으면 집으로 보내주지 않는다는 말에 B양은 상가 화장실로 향했다. 가해 학생들은 B양의 마스크를 내리며 피를 닦은 얼굴을 확인한 후 엄마에게는 넘어진 것으로 말하라며 집으로 보냈다.

사건 후 B양의 외삼촌은 공원을 돌며 해당 무리를 찾아냈다. 가해 학생들에게 왜 B양을 폭행한 것인지 묻자 욕을 해서 때렸다고 말했다.

A씨는 “태권도장에서 일주일 전 다친 다리에 반깁스를 하고 있던 여자아이를 XXX라 하며 웃고 침 뱉고 때린 이 애들이 고작 근처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라며 “8일에 찾은 상가 화장실로 가는 길 곳곳에 뿌려져 있던 아이 핏자국을 보고 가슴이 녹아내렸다”고 토로했다.

이어 “9일에 조사관이 찾은 말라버린 피 묻은 마스크와 맞았던 자리의 핏자국을 보며, 어떻게 이게 중학생 1학년 아이들의 행동일 수 있을까 부모로서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고 호소했다.

또 그는 “2차 보복폭행도 모자라 조사 중에 있는 지금 3차 폭행이 일어나고 있다. 병원에서 퇴원해 밤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아이에 대해 ‘맞은 아이가 노는 애다’ ‘쌤통이다’ 등의 소문이 돌고 있다”며 “이에 이렇게 간곡히 청원글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촉법(소년)을 알고 이렇게까지 잔혹하게 집단폭행을 가한 아이들이 벌을 받지 않는다면 또다시 피해 학생들이 나타날 텐데 이런 극악무도한 폭행이 저희 아이에게서 끝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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