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D-100일 전 국민 선대위-내가 이재명입니다. 국민이 이재명에게' 행사에서 셀카봉으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D-100일 전 국민 선대위-내가 이재명입니다. 국민이 이재명에게' 행사에서 셀카봉으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더 기민한 정당으로 환골탈태”

청년 전면 앞세운 지역 선대위

유연하고 실용적인 정책 추진

 

호남권 방문한 매타버스 진행

‘텃밭’ 지지층 최대 결집 의도

尹 지지율과 좁혀가는 흐름도

“해묵은 진보 의제 탈피 과제”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선대위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민생 행보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이를 통해 이 후보가 지지율 상승 등의 효과를 낳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간 이 후보는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히는 등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절실하다는 과제에 직면한 상태다.

◆李후보, 선대위 대대적인 쇄신 주도

30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 후보는 슬림화한 선대위를 지향하며 대대적인 쇄신을 주도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렸지만, 기민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선대위의 16개 본부를 6~7개 본부로 간소화하고, 중진 의원들은 현장에서 표심을 공략하는 데 비중을 뒀다.

앞서 박홍근 비서실장과 조정식 상임총괄선대본부장, 우원식 공동선대위원장이 일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2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 국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우리 민주당을 바꾸겠다. 더 유능하고 더 기민한 정당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신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겸 미래국방기술창업센터장을 영입했다. 민주당 선대위 1호 외부인재인 셈이다. 조 교수는 1982년생으로 우주산업 혁신 멘토 및 군사 전략가다. 그는 2030세대 여성을 대변함과 동시에 군사·우주 산업 전문가로서의 자문역할을 담당한다.

이 후보는 청년을 전면에 내세운 첫 지역 선거대책위원회도 발표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18살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시각장애인 영화감독 등 청년 8명을 직접 소개했다. 이 후보는 “출범하는 광주 선대위 정신처럼 2030세대에게 오늘의 주역이 되어 달라고 당부 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광주 송정 5일 시장을 방문한 가운데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8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광주 송정 5일 시장을 방문한 가운데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8

◆실용적 정책 추진 방점

이 후보는 선대위 쇄신과 함께 경제·민생에 방점을 찍었다. 이런 차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공약인 소상공인 50조원 지원 공약을 수용한다고 제안했다.

‘민생 정당’을 표방한 이 후보는 29일 “윤석열 후보께서 대통령이 되면 50조원 지원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때까지 미룰 필요 없다”면서 “대통령이 안 되더라도 민생 지원은 지금 당장 필요하다. 윤석열 후보께 제안한다. 윤석열 후보가 말씀하시는 50조원 지원 약속 저도 받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대신에 당선돼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며 “내년 본예산에 편성해 윤석열표 50조원 지원 예산 내년에 미리 집행하면 윤석열 후보는 손해 보지 않을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이 득을 보냐, 누가 손해 보냐를 떠나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일을 해내는 것으로 우리의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 후보는 유연하고 실용적인 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국토보유세를 놓고 “국민이 반대하면 안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90% 이상의 국민은 내는 것보다 받는 게 많기 때문에 (국토보유세는) 세금정책이라기보다 분배 정책에 가깝다”면서도 “다만 이에 대해 불신이 많고 오해가 많기 때문에 국민 동의를 얻는 전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지금부터 공급 확대 정책을 더할 것”이라며 “(용적률 상향 등) 기존 택지들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도 당연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매타 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통해 국민과의 접촉면 역시 늘려가는 흐름이다. 이 후보는 PK(부산·울산·경남)와 충청권에 이어 지난 26일부터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했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호남을 방문한 데는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광주=뉴시스] 광주전남사진공동취재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광주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28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2021.11.28.
[광주=뉴시스] 광주전남사진공동취재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광주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28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2021.11.28.

◆“여론조사 1~2% 이기는 게 올해 목표”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이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과 좁혀가는 양상을 보인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가상 다자대결 구도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35.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또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같은 기간 1008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윤 후보가 35.7%, 이 후보가 32.7%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민주당과 선대위 쪽에선 최근 선거 흐름이 긍정적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29일 TBS 라디오에서 “전화 여론조사에서 간혹 1~2%라도 이기기 시작하는 것이 올해 말의 목표이고, 내년 1월 중하순에는 명시적으로 지표상 역전을 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이 후보가 소통을 강조하고 사과·반성을 통해 몸을 낮추면서 국민과의 소통 키워드를 찾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이게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이 후보나 민주당이 매달렸던 해묵은 진보 의제에서 탈피해야 한다. 민주당이 지금까지 추구했던 진보 가치 즉, 노동 경직성이나 미일보단 북중 중시, 시장이나 민간보단 큰 정부와 공공 부문 중시 등의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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