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6차 명도집행이 진행되자 한 교인이 전봇대 위에 올라 저항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는 철거 문제로 재개발조합과 갈등을 빚어왔다. ⓒ천지일보 2021.11.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6차 명도집행이 진행되자 한 교인이 전봇대 위에 올라 저항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는 철거 문제로 재개발조합과 갈등을 빚어왔다. ⓒ천지일보 2021.11.15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사랑제일교회가 지난 15일 법원과 재개발조합 측의 6차 명도집행 시도 과정에서 교회 헌금을 갈취 당하고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신도들이 집행인력에 의해 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을 폈다.  

전 목사는 16일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명도집행과 관련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설마 했는데 새벽 3시에 용역들이 쳐들어와서 기도하고 잠자는 사람들을 강제로 끌어내고 주일 헌금까지도 다 털어갔다”며 “용역 6명이 내 허리와 다리를 붙잡고 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저항하니 CCTV가 안보이는 곳으로 가 발길질을 했다”며 자신의 다리에 난 상처까지 보여줬다.

전 목사는 “법을 완전히 무시한 불법 행위”라며 “절대 좌시하지 않고 모든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이번 6차 명도집행에 대해 국가가 개입한 조직적 폭력사태라며 서울북부지법, 성북구청장, 서울시장, 종암경찰서장, 집행용역, 재개발 조합장 등 책임자를 상대로 재물손괴와 야간주거침입 등 혐의로 국가보상 및 개인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희 변호사는 “용역이 교회를 불태우고 헌금을 도둑질하고 신도들이 부상을 당하는데도 구급차는 가만히 있었다”며 “교회 점유권자들인 신도들이 예배당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경찰의 행위는 조직적 불법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조합과도 협상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했다.

강연재 변호사는 “전 목사님은 불과 며칠전에도 언제든지 교회에 오라고 현 조합장에게 연락하는 등 적극 협상에 나섰다”며 “그럼에도 조합은 헌금이 가득차 있는 것을 안 일요일 새벽 3시 기습적으로 조폭을 동원한 무차별적 용역을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 조합장을 교체하지 않는 한 향후 조합 측과 어떤 대화도 이어가지 않겠다”고 했다.

성북구 장위10구역 중심부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는 보상금이 너무 적다는 이유로 그간 재개발 철거에 반발해왔다. 결국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은 서울북부지법에 교회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심에 이어 지난 10월 항소심까지 조합 측 손을 들어줬다.

현재까지 조합은 총 여섯 차례 명도집행에 나섰으나 신도들의 강한 저항으로 실패해왔다.

특히 지난 15일 오전 3시 20분경 진행된 6차 명도집행은 집행용역이 교회 내부까지 진입하는 등 철거 작업이 진전을 보였으나 오전 8시 30분경 격분한 신도들이 펜스를 넘어 교회 내부에 진입하면서 집행이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도 벌어져 13명의 신도가 부상을 입고 이송됐으며 신도 7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한편 조합 측은 강제 명도집행이 번번이 무산되자 교회를 제외한 사업 진행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에 따르면 장위10구역 장모 조합장은 “계속 교회와의 협상만 기다릴 수는 없다”며 “(사랑제일교회를 제척하고 재개발 사업을 진행할 경우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하고 검토해서 진행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 측은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총회를 소집한 후 조합원들의 의견을 묻고 결론을 내린단 방침이다.

다만 조합 측은 추가 명도집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단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가 지침상 동절기(12월~2월) 명도집행을 금지하고 있어 사실상 이달 안에 철거를 마무리 짓지 못하면 사업이 장기간 미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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