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의회에서 기획문화위원회가 조례안 등 의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 진주시의회) ⓒ천지일보 2021.10.19
경남 진주시의회에서 기획문화위원회가 조례안 등 의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 진주시의회) ⓒ천지일보 2021.10.19

기획위 7명 중 여야 5명 반대

“단체장 권한침해·상위법 저촉”

 

발의의원·단체·정당 유감 표명

입법고문 “전면 재검토 불가피”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남 진주시에서 전국 처음으로 발의되면서 오히려 그 실효성에 논란이 불붙었던 ‘공직자 부동산투기 방지 조례안’이 또다시 무산됐다.

19일 진주시의회에 따르면 해당 조례안은 전날 기획문화위원회에서 단체장 권한침해, 상위법과의 저촉 등을 이유로 7명 중 5명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결국 부결됐다.

반대한 여야 의원들은 이미 상위법으로 이해충돌 방지법, 공직자윤리법, 공무원 행동강령이 있기에 별도 조례를 만드는 데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류재수 의원은 “내부정보를 이용한 공직자의 부동산투기를 애초에 할 수 없게 하는 조례다. 시행되면 행정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난 7월 공동발의 조례안을 대표로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열띤 심의를 이어갔으나 상위법 위반사항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시의회 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조례를 보완해 3개월 만에 수정안을 재상정했지만, 전문위원과 시의회 감사관·법무팀이 검토한 결과 ‘상설 사무국 설치 등은 상위법 위반’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시의회 입법 고문은 수정안에 대해 “조례 수범자·시장에 대한 각종 의무 부과, 감시단의 법적 성격과 활동 등에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어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라는 의견을 냈다.

진주시 감사관도 “이번 수정 조례안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상 감사기구장의 독립성 침해, 자문기구의 구성과 관련한 위법성 등 상위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봤다.

이를 놓고 류 의원은 “단체장을 권한을 침해하는 부분이나 조례 어디에도 상설 사무국을 둔다는 조항이 없는데도 다시 부결됐다”며 “이 조례를 대표 발의한 입장에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전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시민단체 진주같이와 정의당·진보당 진주시위원회가 지난 15일 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자 투기 의심사례를 발표하며 방지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17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시민단체 진주같이와 정의당·진보당 진주시위원회가 지난 15일 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자 투기 의심사례를 발표하며 방지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17

이어 “전문위원은 의원의 입법활동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이지 방해하기 위해 있는 이는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조례안에 있지도 않은 사항을 두고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검토보고서를 제출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례가 아니어도 좋으니 다른 정당이나 진주시의 조례입법을 통해서라도 부동산투기를 방지할 수 있는 조례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공직자 부동산투기 의혹을 발표한 시민단체 진주같이와 정의당·진보당도 이번 부결을 두고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시의회에서 조례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을 말하고, 류 의원이 받아온 법률 자문은 자의적 해석이라 폄훼하며 부결시키는 모습을 통해 공직자 부동산투기를 방지하려는 노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례가 정말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어 부결시킨 것이라면 시의회나 진주시가 나서 공직자의 부동산투기 방지를 위한 조례를 제정해달라”고 피력했다.

이에 진주시 감사관은 “최근 기존 법 제·개정을 통해 관련 업무부서 확대 지정, 취득제한 의무 부과, 부동산 보유매수 신고, 직무상 비밀 이용금지, 위반행위 제재 등의 조치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마련 중”이라며 “진주시도 이에 맞춰 공직자 투기 근절을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진보당 류재수 진주시의원이 13일 기자회견에서 위성사진을 가리키며 전(前) 간부 공직자의 부동산투기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3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진보당 류재수 진주시의원이 13일 기자회견에서 위성사진을 가리키며 전(前) 간부 공직자의 부동산투기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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