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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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촉진(Social facilitation)’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이 용어는 ‘사회적 제약(Social inhibition)’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이 이론은 1898년 미국의 심리학자 노먼 트리플렛(Norman Triplet)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사이클 선수들이 혼자 훈련할 때보다 여럿이 함께 훈련할 때 훨씬 좋은 기록이 나온다는 사실에 기초한 이론이다.

이후에 사회심리학자인 플로이드 올포트(Floyd Allport)는 1924년 ‘사회적 촉진’이라는 용어를 정립하게 되는데 느낌은 서로 다르다. 트리플렛의 주장은 사람들의 경쟁심이나 경쟁의식,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평소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반면 올포트의 주장은 경쟁관계가 아니더라도 주변의 다른 사람들로부터 시각이나 청각적 자극을 받게 되고 그 덕분에 능률이 오르게 된다는 의미인 듯싶다.

가족이 함께 방을 쓰던 시절에는 독립된 공간만 있으면 공부를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컸다. 방해받지 않는 공간이 없어서 공부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시절에는 대안으로 도서관을 찾았다. 그 당시는 유료였지만, 비싼 금액은 아니었다. 그래도 집 놔두고 도서관에 가는 학생들을 부모님들은 이해하지 못했었다.

지금은 반대로 집에 자신만의 방이 있어도 도서관, 독서실에 간다. 심지어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는 카페에 가기도 한다. 아마도 올포트가 이야기한 사회적 촉진 이론이 이런 것을 잘 설명해 주는 것 같다. 단순히 다른 사람의 존재로 인해 나의 수행이 향상되는 현상이 바로 사회적 촉진인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방해요소가 있을 것임에도 굳이 사람들이 많은 도서관을 찾아간다거나, 카페의 옆자리에서 이어폰을 끼고 자기 일에 열중하는 사람들 옆에서 오히려 집중이 잘 되는 경험을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반대로 카페에 책이 가득 꽂혀있고 공부하는 분위기인데 자신은 공부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고 느낄 때는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게 돼 다른 카페를 찾게 되기도 한다.

가끔 유명한 연예인이 기부를 해서 대서특필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에 대한 의견도 각각이다. 진심이 없이 하는 것이 옳은지를 묻는 사람들도 있고, 오히려 도와줌으로써 공짜를 바라는 사회풍토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이런 사회적 촉진 차원에서 보면 긍정적인 것이 훨씬 많아 보인다. 그런 통 큰 기부부터 시작이 돼 적은 돈이지만 참여하고 싶은 보통 사람들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누군가에 의해서 촉진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를 촉진하기도 한다. 나는 과연 어떤 촉진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가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책을 읽는다든지 적은 돈이지만 기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혼자하기보다 주변에 동참할 사람이 있다면 함께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사회적 촉진 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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