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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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연이란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연히 만나게 되지만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려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친구나 좋은 인연 한 사람 만나는 것은 우리 인생을 훨씬 더 풍요하고 행복하게 해 준다. 물론 좋은 인연을 사람에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 어떤 때에는 책 한 권과의 인연에 희열을 느끼고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책 또한 저자와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사람과의 인연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대부분 스쳐 지나갈 뿐이다. 극소수의 인연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관계가 되고 그 중에 극소수는 악연이 되고, 더 극소수만이 호연, 즉 좋은 인연이 된다. 좋은 인연을 만들기 위한 방법들로는 어떤 방법이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

첫째로는 좋은 사람이라도 흠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 흠이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라면 흠은 무시하고 장점을 보는 것이 좋다. 조선시대 정치가인 서성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암행어사로 강원도, 함경도 등의 관찰사를 역임했으며 영의정에 추증된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는 가난한 선비였는데 혼례를 치르고 나서야 각시가 앞을 못 본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아내의 인품을 보고 흠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아내로 받아들였다. 서성의 아버지는 일찍 병사하게 되는데 어머니가 책임감을 가지고 돈을 벌고 아들 교육에 힘을 쏟아 가문을 일으키게 된다. 서성의 아버지가 앞을 못 보는 흠보다 인품을 더 높이 평가한 덕분인 것이다.

둘째로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너무 자주 너무 오랜 시간을 같이 하다보면 매력도가 떨어진다. 나한테 상대도 매력도가 떨어지지만 상대에게 나의 매력도도 떨어지게 된다. 아름다운 사랑의 주인공들은 모두 사랑할 시간이 부족했던 경우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든지 한국의 ‘춘향전’ 같은 경우도 너무 부족한 시간이 더욱 더 애틋한 사랑을 만들었던 것 같다. 꼭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경우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갑작스럽게 너무 가까워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로는 해 준 것에 대해서는 적게, 받은 것에 대해서는 더 크게 기억하자. 보통은 그 반대로 하기 때문에 쉽게 관계가 깨지고 좋은 인연을 놓치게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오랜만에 길에서 지인을 만났다. 가까운 곳에 마침 해물탕집밖에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이 그곳에서 식사도 하면서 밀렸던 이야기도 나누게 됐다. 반가운 마음에 지갑에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저녁식사비를 냈다.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써버렸기에 해 줄 수 있던 최고의 대우를 해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대는 얼마 전에 해물탕을 먹고 탈이 난 적이 있었다. 과연 같은 사건을 가지고 어떤 크기로 기억을 하게 될까? 식사를 산 사람과 얻어먹은 사람이 같은 크기로 느낄까? 분명히 사 준 사람은 두 배 이상 잘 해준 것으로, 받은 사람은 고통을 참고 먹어준 것으로 기억을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럴 수 있다면 해준 것은 계산하지 않은 것이 사람을 잘 사귈 수 있는 방법이다.

깊이가 있는 행복은 사람으로부터 온다. 좋은 인연은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좋은 인연이 주변에 가득하다면 그 사람은 분명 좋은 사람일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먼저 상대에게 좋은 인연이 돼 주려는 생각이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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