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23억 91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3%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였던 2009년 6월(-38.1%)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경기 평택항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경기 평택항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알릭스파트너스 전망

글로벌 車업계 247조 손실

생산량 770만대 감소 추정

현대차·한국GM 생산 급감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문제가 장기화하면서 자동차업계의 생산 차질에 따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남아 최대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지로 꼽히는 말레이시아가 지난 7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생산이 원활치 못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말레이시아에는 독일 인피니온과 스위스 ST마이크로 등 총 25개의 반도체 공급업체가 모여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자동차업체들은 일시적으로 공장문을 닫거나 감산을 통해 공장을 가동 중이다. 아울러 추석 연휴가 겹쳐 일부 공장은 일주일 이상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은 이날 생산을 재개했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으로 지난 9~10일, 15∼17일 가동을 중단하고 이후 추석 연휴를 맞아 현대차 공장 전체가 24일까지 휴업에 들어가면서 지난주에도 가동하지 않았다. 아산공장은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고 있다. 이 기간 생산 차질은 총 5000대가량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울산공장도 간헐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한국GM은 감산을 통해 공장 가동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한국GM의 수출 전략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는 이달부터 생산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생산되는 부평 1공장은 이달 들어 근무를 기존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해 가동률을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부평 2공장도 50%만 가동 중이다. 한국GM의 수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트레일블레이저의 생산이 절반으로 줄면서 실적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상반기 8만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4분기에도 생산 차질을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247조원(2100억 달러)가량의 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계속될 경우 전 세계 자동차업계는 올해 770만대의 생산 차질로 약 247조원(210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월 알릭스파트너스는 올해 매출 전망으로 약 71조원(61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제시했다가 5월에 손실 규모를 약 124조원(1100억 달러)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어 이번에 한 차례 더 손실 규모를 높인 것이다.

마크 웨이크필드 알릭스파트너스 자동차 부문 글로벌 공동 대표는 “말레이시아 봉쇄 조치 등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해 반도체 수급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반도체 부족은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여러 공급 차질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하며, 현재 자동차 업계는 철강과 레진(Resin) 등 핵심 소재 부족뿐만 아니라 인력 부족마저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은 자동차 생산·공급 업체들이 작은 실수도 경계해야 하는 위중한 상황”이라며 “모든 대안을 신중히 고려해 가장 좋은 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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