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 21일 제105회 온라인 총회를 진행한 가운데 제주노회가 명성교회 수습안 철회 안건을 본회의에서 다뤄달라고 제안했지만 거절됐다. 예장통합이 이날 서울 도림교회를 본부로 전국 37곳의 회집 장소에서 줌을 활용한 온라인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예장통합 총회 실황 유튜브 화면캡처)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9월 한국 장로교단들의 정기총회가 일제히 열린다. 다수 교단은 방역을 철저히 지키며 대면총회로 여는 방향으로 가닥잡았지만 집단감염의 우려를 배제할 순 없다. 사진은 지난 2020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이 서울 도림교회를 본부로 전국 37곳의 회집 장소에서 줌을 활용한 온라인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출처: 예장통합 총회 실황 유튜브 화면캡처)

코로나19 4차유행 확산 계속

예장합동 등 ‘대면총회’ 개최

여러 교회에 총대 분산 수용 

침례교단은 ‘비대면 총회’로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대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9월 한국 장로교단들의 정기총회가 일제히 열린다. 코로나19 사태 속 두 번째로 맞는 교단 총회다.

다수 교단은 방역을 철저히 지키며 대면총회로 여는 방향으로 가닥 잡았지만 집단감염의 우려를 배제할 순 없다. 

교단들은 일정을 축소하거나 총회에 참석하는 대의원(총대)들을 여러 교회로 나눠 분산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면 총회를 계획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수도권을 시작으로 벌써 두달 넘게 전국적에서 이어지고 있다. 5일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1490명이다. 지난 7월 7일부터 61일 연속 네자릿수다.

이런 가운데 국내 양대산맥 교단 중 한곳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는 오는 13일 경북 울산 북구 우정교회, 울산 남구 대암교회, 울산 중구 태화교회 총 3곳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총 1600명의 총대를 우정교회에 1000명, 대암교회에 300명, 태화교회에 300명씩 분산, 수용하기로 했다.

전국에서 온 인원 수백 최대 수천명이 실내에 모이는 만큼 집단감염의 우려를 배제할 순 없다. 예장합동 측은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단 입장이다.

예장합동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백신접종을 했더라도 총회 개최 당일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은 후에 결과 문자를 현장에서 확인후에 입장이 가능하다” “보다 높은 비말 차단 효과가 있는 KF94 마스크를 착용해달라” 등 안내했다.

예장 통합총회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경기 파주 한소망교회에서 하루동안 총회를 개최한다. 1500명의 총대들을 3곳 교회에 분산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 백석총회는 다음달 13일 천안 백석대학교회에서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총대의 50%만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개최한단 계획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다음달 28일부터 충북 청주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장 합신총회는 9월 14일부터 15일 경북 경주 코모도호텔에서 총회를 개최한다. 예장고신은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간 총회를 연다.

반면 예년과 같이 온라인 총회를 여는 교단도 있다.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는 다음 달 16일 비대면 온라인으로 총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광훈 목사 이단 규정부터 평등법 반대 등

사랑제일교회 담임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이단 시비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장통합 전북·순천 여수노회는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이단성을 연구·조사하고, 명확한 총회의 입장 등을 밝혀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예장합동 총회도 전 목사의 ‘이단성’에 대해 재조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전 목사는 지난 2018년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발언해 교계로부터 ‘신성 모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교인들 사이에서는 전 목사를 교계로부터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이에 지난해 각 교단 총회에는 전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해달라는 헌의안이 쏟아졌다. 그러나 예장통합 등 주요 교단들은 전 목사 이단 규정을 보류하거나 이단성 연구를 잠정 중단하기로 해 전 목사 감싸기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차별금지법 및 평등법 제정 관련 반대 입장을 교단 차원에서 명확히 해달라는 헌의안도 나왔다. 예장통합 총회 등에는 평등법 제정을 막기 위한 총회장 명의의 결의나 성명을 발표 해달라는 안건이 올라왔다. 또 기침도 평등법 제정 반대 교단 결의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백석은 평등법 등 동성애 옹호적인 법안을 반대하는 교단 성명을 채택해달라는 안건이 올라왔다.

예장합동의 경우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의 교류 지속 여부와 총신대 정상화와 관련한 논의가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총신대는 최근 여성 이사 3인을 선임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총신대는 상위 기관인 예장합동 교단의 교리로 인해 여성 이사의 선임을 원천 차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총신대 관련 헌의안은 임원의 자격을 ‘예장합동 소속 목사·장로와 여성 지도자’로 수정해달라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예장합신 총회에는 ‘목회자 빈부격차 문제 해소를 위한 총회 차원의 대책 마련’ 등의 안건이 올라왔다.

◆폐쇄성 지적 잇따라 “교단 변화해야”

1년에 한차례 열리는 교단 총회는 주로 60대 이상 남성 목사들이 참여하며 ‘그들만의 리그’라는 내부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교단 내 주요 안건을 논의 의결하는 중요한 자리지만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정작 여성, 청년, 교인들의 목소리는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교인들은 관심이 없거나 아예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9일 기독교반성폭력센터 등 개신교 시민단체들이 연 정책 제안 기자회견에서는 교단 총회에 여성, 청년, 교인들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일부 교단에서 여성 안수를 반대하거나 여성 안수를 시행하지만 여성 사명자의 비율이 10%도 채 안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청년 교인의 총회 참여와 목사에게 집중된 권한 등을 분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회개혁연대 집행위원장 김정태 목사는 “교회가 같은 문제에 계속 머물러 있는 이유는 대의정치 자체가 파괴돼 있기 때문”이라며 “총회·노회·당회·치리회가 교회의 구체적인 목소리를 담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변화할 수 있을지 묻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변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총회는 내부에서 잘 들리지 않는 여성·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