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실천연대가 19일 서울 중구 새길교회에서 ‘2021년 교단총회 참관활동 기울어진 총회는 응답하라 정책제안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출처: 유튜브 캡처)
교회개혁실천연대가 19일 서울 중구 새길교회에서 ‘2021년 교단총회 참관활동 기울어진 총회는 응답하라 정책제안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출처: 유튜브 캡처)

개혁연대, 19일 기자회견 열고

“교단총회, 60대 男목사 중심

여성·청년 배제하는 의사구조”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오는 9월 한국교회 주요 개신교단의 정기총회가 시작된다. 매년 9월 열리는 교단총회는 교단의 최고 의결기구로 지난 한 해 교단 운영사항을 평가하고 새로운 한 해의 활동 방향에 대한 주요 현안을 검토결의하는 중요한 회의체다. 그러나 어느 기구보다 민주적 원칙에 입각해 진행돼야 할 교단총회가 여성, 청년 등은 배제한 채 폐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19일 서울 중구 새길교회에서 ‘2021년 교단총회 참관활동 기울어진 총회는 응답하라 정책제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60대 남성·목사 중심으로 이루어진 교단총회에서 여성은 불평등한 위치에 있고 청년의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며 “여전히 기울어진 교단총회는 변화를 촉구하는 시대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실 한국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는 ‘젊은이, 여성의 목소리가 더 필요하다’라는 요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매년 9월 열리는 교단총회는 한국교회의 ‘폐쇄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꼽혀왔다. 교단총회를 구성하는 총회대의원(총대)은 90% 이상이 60대 남성들로 구성돼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호숙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공동대표는 “우리 사회가 성 불평등을 인식하고 성평등을 지향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있는 반면 교회는 시대적 변화에 역행해 여성과 청년을 배제하는 남성 중심의 기형적인 의사 결정구조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는 목사정년을 70세에서 75세로 조정해달라는 안건을 내면서도 여성의 목사 안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했다”며 “여성 안수를 시행하는 교단 역시 예장통합의 경우 여성 총대 수를 비교해보면 1.7%, 감리교는 10% 내외로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단총회에서 여성 총대 수가 현저히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강 대표는 “근본적으로 여성에게 동등 대표직을 인정하지 않는 남녀 위계적인 교회 직분제도와 남성 중심의 의사 결정구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 안에서 여성은 치리권이나 결정기구에 참여할 수 없는 직분을 부여하고 있다”며 “성차별적인 지위나 처우를 받고 있다”고 했다. 특히 여성에게 안수를 반대하는 예장합동, 예장합신, 예장고신 등 교단에서는 여성은 목사나 교수가 될 수 없으며 사례비와 사역 영역에 있어 제한당하고 임신과 출산으로 부당한 해고를 당하기도 한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남녀가 평등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 여성에게도 동등한 대표직이 부여돼야 한다”면서 오는 9월 교단총회에 여성 안수 인정, 여성 총대 할당제 마련, 신학대 여성 교수 임용, 남녀 비율에 맞는 대표직 선출, 임기제 목사 검증시스템 등 정책을 제안했다.

또 교회를 떠나는 기독 청년들을 교회가 다시 품기 위해 개방적인 교회 공동체로의 전환을 제안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하성웅 총무는 “한국교회 기독청년이 떠나고 있는 다양한 이유를 관통하는 핵심에는 경직된 교회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며 “비합리적인 일들이 제대로 치리되지 못하는 모습, 비본질적인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전통이라는 이유로 변화를 거부하는 모습, 교회수호를 명목으로 행하지는 배타적인 태도”라고 설명했다. 하 총무는 “회의감과 의심에 대해 해소해주기보다는 권위로 누르는 모습들을 보면서 청년들이 실망해서 떠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세대와 성별이 교회 안에 의제들에 참여하는 개방적인 구조가 돼야 한다”고 했다.

하 총무는 “기독 청년의 절반 정도가 교회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싶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교회를 바람직하게 바꿔나가는 일들에 청년들이 참여하고 싶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하지만 중장년층 남성들로 독점되고 있는 의사결정구조 안에서는 교회안에 다양한 이런 목소리들을 담아내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단총회 구성원을 중장년 남성들이 독점하는 현실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하 총무는 “예장통합의 경우 지난해 105회 교단총회 때 총대 평균 연령이 62.6세였다. 감리교 경우는 지난 2015년 총대 평균나이가 65세였다”며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104회 총회 당시 여성할당제로 들어온 30대 여성 목사가 유일한 40대 미만이었다고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상당히 폐쇄적”이라며 “청년들의 참여는 거의 전무하고 40대조차도 굉장히 적은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교단총회에서 결정되는 정책들은 교회를 더욱 경직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더나아가 그는 “한국교회는 개방적 교회 공동체로 거듭나되 단순히 청년과 여성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도록 결정권도 보장할 수 있는 온전히 열린 공동체로 전환돼야 한다”며 “총회 대표에 장로만이 아니라 다른 직분의 평신도도 참여할 수 있는 헌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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