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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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아지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 가을 절기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立秋: 8월 7일)와 마지막 더위 말복(末伏: 8월 10일)을 지나보내고, 더위가 물러가고 서늘해지는 가을의 두 번째 절기 처서(處暑: 8월 23일)를 맞이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 무렵 농촌이 한가해지기 시작하는 철이라 바쁜 일에서 벗어나 시원한 그늘을 찾아 건들거리며 지낸다는 ‘건들 8월’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바쁜 농사일에서 조금 한가해진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라는 경구로 받아들여진다.

‘빛을 되찾은 날’ 광복절 76주년을 맞이하는 달 8월. 무더위 기세가 조금 주춤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광복절이 일요일이라 1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3일 연휴에 ‘집콕’으로 지내며, 언제 수그러들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이 우리 삶에서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까?’라는 8월 단상(斷想)이 머릿속을 감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하루 확진자 수가 1천명대 이상으로 지속되어오던 코로나19 확산세가 1월 4일부터 1천명대 이하 감소세로 이어져오다가 158일이 지난 7월 7일부터 하루 확진 수가 다시 1천명대를 넘는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8월 11일 하루 확진 수가 2천명대에 돌입하며, 매일 1500명대를 훌쩍 넘기는 확산세가 지속되며 우리 사회에 불안감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일상에 깊숙하게 들어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추세와 우리나라의 현황을 8월 22일 0시 기준 ‘코로나19(COVID-19) 실시간 상황판(https://cronaboard.kr 참조)’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8월 22일 0시 기준으로 확진자 수가 100만명이 넘은 나라가 221개 발생국 중 34개국에 이르고 있으며, 10만명 이상 국가가 106개국 그리고 1만명을 넘고 있는 국가는 167개국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19 전 세계 확진자 수는 지난 1월 26일 발발 1년여 만에 1억명을 넘어섰고, 확진세가 빠르게 증가해 6개월 반이 지난 8월 5일에 2억명을 넘어 8월 22일에는 2억 1천만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사망자 수는 지난해 12월 31일 181만여명에서 440만여명으로 2.5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지만, 치명률은 2.18%에서 2.09%로 조금 낮아지고 있다.

전 세계 수준에 대비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현황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지난 12월 31일 0시 기준으로 누적 확진 수가 6만여명에 사망자 수가 900명 수준이었는데, 8월 22일 확진 수는 23만 6천명을 넘어 8개월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으며, 사망자 수는 2200명을 넘어 2.4배 이상 증가했다. 치명률은 12월 31일 1.48%에서 0.96%로 많이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치명률 2.09%의 절반 이하 수준에 이르고 있어 조금 위안이 되는 마음이다.

8월 22일 0시 기준 인구 대비 전 세계 확진은 37명당 1명(78억 인구 중 2억 1천만명) 수준에 이르고 있다. 확진 1위국 미국은 국민 8.6명당 1명, 35위 이스라엘은 8.3명당 1명이며, 확진 3위 브라질, 5위 프랑스, 6위 영국의 경우도 10명당 1명으로 매우 높은 확진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인구 수 세계 1위이며 코로나19의 발원국으로 여겨지고 있는 중국의 경우 1만 5천여명당 1명 확진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믿기 어려운 현황 보고로 여겨진다. 인구 순위 11위인 이웃 일본은 확진 순위 28위로 1백명당 1명 수준이다. 인구 순위 28위인 우리나라는 확진 순위 82위로 232명 중 1명 확진으로 아직 세계 수준에 비해 많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확진자 수, 사망자 수 그리고 치명률은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2일 0시 기준으로 확진율은 30대 이하가 46.4%로 60대 이상의 20.1%에 비해 2배 이상 높지만, 사망자 수는 30대까지가 0.9%인데 비해 60대 이상이 93.5%를 차지하고 있다. 치명률의 경우 30대까지는 0%이고, 60대와 70대도 각각 1.0%와 5.1%로 낮은 수준이지만, 80대 이상은 치명률이 17.4%로 확진자 5명 중 1명 정도가 사망하고 있다. 이는 면역력이 약하거나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층이 감염에 각별히 유의하며 지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코로나19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 접종 완료율이 22.31%인 백신 접종이 우선이지만, 면역력 증진을 위한 일상의 생활 습관도 매우 중요하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코로나19의 예방과 극복을 위해서는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하기’를 일상화하고, 나만이 아니라 서로가 협력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적극 대응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집콕으로 친지나 친구들과 직접 만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전화나 카톡으로라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코로나19 집콕으로 생겨나는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빛을 되찾은 날’이 있는 광복의 달 자신의 일상 습관을 돌아보며, 코로나19 ‘위기’를 면역력 키우는 습관을 길들이는 ‘기회’로 삼아 자신의 ‘삶의 빛’을 찾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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