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주최로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주최로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전광훈측 “차벽 세워도 진행” vs 서울시·경찰 “원천차단 방침”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광복절을 앞두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이자 국민혁명당 대표는 지난해 집회금지명령을 어기고 광복절 집회를 강행한 데 이어 올해도 14~16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하면서 주최 측과 이를 막으려는 서울시 사이에 전운이 감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 측은 10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사기 방역계엄령에 저항해 14일부터 16일까지 ‘일천만 국민 1인걷기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이 집회를 ‘1인 시위를 빙자한 불법집회’로 보고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광복절 연휴 도심에서 임시 검문소를 운영해 각종 시위 물품 반입을 막고, 불법집회는 법령에 따라 해산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10일 밝혔다.

국민혁명당 측이 예고한 문재인 탄핵 8.15 일천만 국민 1인걷기대회는 광복절 연휴 사흘간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2m 간격을 두면서 서울역→시청앞→덕수궁→동화면세점→세종문화회관→동화면세점→덕수궁→시청앞→남대문→서울역 순으로 서울 중심을 순회하겠다는 것이다. 

1인 시위가 진행되는 3일간 보수 유튜브 채널 간 연합을 구축해 중계차량 100대를 동원 합동 실시간 중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불법적인 차벽에 맞서 차 벽 주위를 걷겠다”며 “평화적으로 진행할 걷기대회를 방해하면 경찰 개개인뿐만 아니라 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 관할 경찰서장 등을 즉시 형사고발하고 국가배상 청구를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권역을 집회 금지구역으로 정해 집회를 금지했지만 법원은 지난해 8월 ‘집회 금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보수단체들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광복절 광화문광장 인근 100명 규모의 집회를 허용한 바 있다.

당시 이 집회에는 서울시의 집회 금지 통고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열어 집회 금지명령을 위반한 사랑제일교회 교인 등을 포함한 1만명 넘는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광복절 당일 전국에서 전세버스 277대가 상경 집회에 동원돼 대규모 인원이 서울과 지방을 오가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가속한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광화문집회 관련 누적 확진자를 650명으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를 1173명으로 집계했다.   

이날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광복절 연휴 집회와 관련해 “매우 엄중한 현 상황을 고려하여 집회를 자제를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 방역수칙에 어긋나게 집회를 강행 시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오후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광화문 집회를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 시기에 광복절 연휴,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는 단체에 대해 예정하고 있는 모든 집회를 취소해 달라"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특히 오시장은 “현재 경찰청이 통보한 광복절집회 신고 단체는 총 38개, 190건이며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이들 단체에 ‘집회금지’를 통보했다”며 “불법집회를 강행하는 주최자와 참여자는 현장 채증 등을 통해 즉시 고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한 최고 4단계 거리두기로 막대한 고통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분들은 지난해의 악몽이 되풀이 될까 걱정이 크다"며 "벌써부터 한숨 쉬고 계신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합니다만 그 자유가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되고 공공의 이익에 위협이 된다면 때로는 제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면서도 정부의 4단계 방역지침에 동참하고 계신 소상공인 자영업자분들의 고통도 헤아려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전했다.

이들 집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서울경찰청과 원천적으로 집회 장소를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집회 예상 장소에 하루 101명씩 서울시 직원을 배치해 경찰과 함께 차단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지난해 개천절 때와 같이 불법 집회 차단을 위한 차벽과 철제 펜스가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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