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12

승조원 82% 코로나 확진

野의원들 한목소리로 비판

하태경 “이게 무슨 국제망신”

황보승희 “국민에 사죄해야”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 중인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 승조원의 82%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게 나라냐”라며 정부와 국방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청해부대 4진 승조원 301명 중 247명이 확진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5일(집계일 기준) 최초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승조원 82.1%가 감염됐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유엔 안보리 결의 근거’에 따르면 청해부대는 유엔에 백신 접종을 요청할 권리와 명분이 있다”며 “34진이 출항 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국내의 앞선 상황 등을 고려해 유엔에 협조를 구하는 등 적극적인 조처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것이 불가했다면 기항지에서 현지인과 접촉해 물자보급을 하는 최소한의 인원이라도 모든 수단을 강구해 백신 접종을 마무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의 SNS에 ‘청해부대 247명 확진, 이게 나라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청해부대 우리 승조원 82%인 24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딱 한 마디 돌려주고 싶다. 이게 나라냐.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그렇게 장담하더니 이게 무슨 국제 망신이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 4월 중순 우리 해군 장병 32명이 함정 임무 수행 중 코로나19에 확진된 바 있다”며 “다행히 백신 수급이 나아지면서 우리 군 장병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원활히 이뤄졌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뒤통수를 세게 맞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국방부는 도대체 뭐 하는 곳이며 문 대통령은 뭐 하고 있었냐”며 “문 대통령은 직접 이번 사태에 대해 군 장병들과 국민들께 사과하고 무사안일에 빠져있는 국방부 장관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연합뉴스 자료사진]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연합뉴스 자료사진]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응급상황 대처가 어렵고, 보관이 어려워 백신 접종이 어려웠다면, 최소한 감염대응 매뉴얼이라도 제대로 갖춰야 한다”며 “최초 유증상자가 나왔을 때 감기약을 처방할 것이 아니라 곧바로 간이검사나 PCR 검사 등을 통해 확인했더라면 이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황 수석대변인은 “지난 4월 고준봉함에서 38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함정 내 감염취약성이 증명됐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보완은커녕 정부와 군 당국의 안일함과 무능함만 다시 확인한 것”이라며 “사실상 정부와 군이 우리 장병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와 군 당국은 청해부대 장병 전원의 무사귀환은 물론이고, 확진 장병들이 빠르게 치유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라”면서 “국민 앞에 사죄하고,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도 조속히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억장이 무너진다. 정부가 국정운영에 대한 기준과 근본, 체계가 없는 것 같다”며 “지금 청해부대 집단감염이 그 예를 잘 보여준 사건이다. 국가 운영에 대한 기본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일 청해부대는 초기 유증상자가 나왔음에도 단순 감기약을 처방하는 데 그쳤고, 합참에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감기 환자가 속출하자 8일 뒤인 지난 10일 40여 명에 대해 간이검사를 했고,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부대는 ‘신속항체검사’로 초기 음성 판정이 나오자 추가 방역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고, 부대는 초기증상이 나타난 지 11일 뒤인 지난 13일에서야 증상자 6명을 샘플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의뢰했고, 이틀 후 이들 모두 확진 판정이 나왔다.

국방부는 이러한 비판과 얀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얀센 백신 역시 질병청에서 30세 이상만 접종하도록 접종 나이 제한을 둠에 따라 전체인원 접종을 할 수 없는 제한사항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얀센 백신을 해외로 보낼 경우 별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설령 해외반출이 되더라도 함정 근무 특성 고려 시 아나필락시스 등 이상반응 대비 제한 등으로 접종이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