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교회 지붕 위에 걸린 십자가. ⓒ천지일보 2020.12.29
 교회 지붕 위에 걸린 십자가. ⓒ천지일보DB

이웃종교의 시선으로 바라본

코로나19 사태 속 한국교회

 

“청년 신자 감소? 붕괴 시초”

“종단과 교회 서로 무관심”

“종교 안에서 하나못된다면 

 세상으로부터 신뢰 잃을 것”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교회의 모든 문제점은 제도나 사람에 대해 복종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한다. 주님만을 섬긴다면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우리는 늘 문제가 생길 때마다 시대를 앞서가는 것이 아닌 시대를 뒤로 돌아가 과거로 회귀하고 초기 교회 공동체 모습으로 가는 것, 곧 회개의 길로 가야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최근 ‘외부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한 가운데 ‘이웃종교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교회’ 편에서 발제한 천주교 차바우나 신부의 주장이다. 한국교회를 향한 비판 여론이 코로나19 이후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외부의 시선과 관점으로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개혁하자는 취지로 기윤실은 6월 한달간 언론, 이웃종교, 정치, 시민단체 등 인사를 초청해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로 언급되는 청년 신도의 감소로 인한 교회 고령화 등 문제가 곧 교회 붕괴 시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차바우나 신부는 “젊은 층이 사라진다는 것은 교회 붕괴 시초”라며 “가톨릭도 아일랜드 교회에서 사제 성추행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가 신문 등을 통해 보도되며 비웃음거리가 되자 많은 청년이 교회를 떠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등학생을 시작으로 초등학생 고학년, 동시에 그들과 함께 나오는 부모들이 교회에서 사라졌다”며 “부끄러움 하나 때문에 한순간에 교회가 무너지고 외면당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신부는 “한국교회도 비상식적, 배타적, 공격적, 폐쇄적 모습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남과 동시에 또 세금, 세습 등 교회 문제가 드러나면서 교회에 다니는 청년들이 교인임을 드러내는 게 부끄럽다는 말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청년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결코 손 놓고 있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교회의 모든 문제점은 교회가 하나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교회가 주님이 아닌 제도나 사람에 대해 복종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것. 차 신부는 “같은 기독교 안에서도 하나가 아니고 심지어 서로 싸우기도 한다”며 “세상에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세상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이러한 교회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그는 “개신교 안에서도 수많은 교회와 종파가 있지만 서로가 무관심하다”며 “이번 코로나19 속에서도 작은 교회 목사님들이 상하차 택배나 비닐하우스에서 일하고 있다라는 얘길 들었다. 같은 하나님 안에 있다면 누군가 어려울 때 무관심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서도 ‘개신교회 전체적으로는 왜 이렇게 힘이 있을까’라고 하면 그 강력함이 교회 세습이나 세금 문제 등 이권에서는 한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욕망으로 뭉친 이익으로 연결된 관계만큼 모래알 같으면서도 강력한 집단은 없다. 개별교회라는 밀가루를 반죽으로 뭉치기 위해선 물이 필요한데 그물을 욕망으로 할 것인지 주님의 성령으로 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일부 개신교회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해도 모임을 강조하며 예배를 강행하는 등 사회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불교상담개발원장 선업스님은 개신교의 공간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짚었다. 선업스님은 “(교회에서) 공간상의 해체는 권위의 해체를 의미한다”며 “종교의 리더들이 자신의 권위로 세운 권력을 과연 해체하는 데 동의를 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점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이 모이면 모일수록 파워가 강해진다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다면 공간에 더 많은 사람을 집어넣고, 사람들이 더 자주 모일 수 있는 구조를 계속 만들 것”이라며 “운영 유지를 위해서 사람들을 계속해서 모으고 또 그 사람을 오게 만들려면 권위를 세워야 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면 문제라고 본다”고 봤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