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천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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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 7개 교회 집행정지 신청

法 “전면금지는 기본권 침해 우려”

시민들 “올해도 작년같은 일 반복”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16일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집계된 1184명의 확진자 가운데 수도권 감염자가 865명(73%)을 차지했다.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한 가운데 법원이 서울시 내 대면 종교집회 금지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방역지침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강우찬 부장판사)는 심모씨 등 서울 내 7개 교회와 목사들이 “교회 대면 예배 금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백화점·예식장·장례식장 등 다른 다중이용시설에 적용되는 4단계 수칙 대부분은 운영방식에 제한을 두거나 집합 인원의 상한을 정할 뿐 현장 영업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와 비교해 종교행사는 전면 금지하는 것으로 인해 기본권 침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법원 결정에 따라 서울 내 종교단체는 20인 미만의 범위 내에서 전체 수용인원의 10%만 참석하면 대면 예배·미사·법회가 가능해졌다. 전체 수용인원의 10%가 19명 이상일 경우에는 19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지난해 성탄절인 12월 25일 대구시 중구 계산성당에서 일반 신자의 참석 없이 사제단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가운데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계산성당에서 열린 성탄절 미사를 생중계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해 성탄절인 12월 25일 대구시 중구 계산성당에서 일반 신자의 참석 없이 사제단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가운데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계산성당에서 열린 성탄절 미사를 생중계했다. (출처: 연합뉴스)

재판부는 대면 종교집회 시 띄어 앉기와 유증상자 출입제한, 출입자 명부 관리,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했다.

다만 재판부는 “방역수칙으로 지켜질 공익도 무시할 수는 없다”며 “방역 관련 조건을 더욱 엄격하게 강화하되, 일부나마 종교행사를 허용하는 방법으로 공익과 종교의 자유를 적절하게 조화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정부는 지난 9일부터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격상했다. 오는 25일까지 적용되는 격상 수준에 따르면 종교활동은 비대면만 허용된다. 다만 정규 종교활동의 비대면 운영(방송)을 위한 필수 인력 현장 참여를 최대 20명 이내에서 가능토록 했다.

필수 진행 인력은 영상·조명 등 방송 송출을 위한 기술인력, 설교자를 비롯한 정규 종교활동의 식순 담당 인력을 말한다. 중수본은 이들 인력 외에 신도가 현장 종교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금지했다.

이러한 정부의 방역조치와 관련 국내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으로 꼽히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교총은 “종교시설은 비대면에 해당하나 생활 필수시설과 형평성을 고려한 방역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며 “백신 접종자의 참여 등 최소한의 인원이 모인 기본 예배가 진행되는 방향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번 법원의 결정에 대해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종교시설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수도권 기반의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진행된 2차 대유행으로 시민들이 개신교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법원의 결정이 알려지면서 트위터 내에서는 “지난해 여름에도 ‘개신교, 유흥업소 제발’ 소리를 했는데 올해 여름에도 해야 하는 것이 너무 끔찍하다” “20인 미만이 정말 20인 미만으로 그치겠냐” “올해 사법부에서 정신나간 판결을 하고 있다” 등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국민혁명당·기독자유통일당 합당 전당대회에서 중앙당, 시도당 깃발 수령식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출처:너알아TV 캡처)
25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국민혁명당·기독자유통일당 합당 전당대회에서 중앙당, 시도당 깃발 수령식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출처:너알아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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