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포커스] ‘국가보안법 존폐’ 놓고 양분된 기독교계
[종교포커스] ‘국가보안법 존폐’ 놓고 양분된 기독교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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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5일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시민사회 원로 선언에서 참석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유튜브 너알아TV 캡처, 뉴시스) ⓒ천지일보 2021.6.11
(왼쪽)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5일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시민사회 원로 선언에서 참석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유튜브 너알아TV 캡처, 뉴시스) ⓒ천지일보 2021.6.11

 

국보법 폐지 촉구

NCCK, 천주교인권위 등

10만 입법동의청원 돌입

기장 “죄와 죽음의 악법”

 

국보법 폐지 반대

전광훈 목사 등 극우 교인

“韓 파괴될 것, 좌시 안해”

한국교회언론회도 성명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국가보안법 존폐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기독교계 역시 국가보안법 존폐 논쟁에 뛰어든 모양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부터 극우 기독교계 등은 남북 상황을 이유로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는 반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등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기독교계의 대립 양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교계 일각에서는 ‘평화’라는 성경의 입장을 외면한 채 정치적 논리에 함몰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일련의 사회 현상에 대해 교계가 일치하지 못하고 다른 목소리를 냄으로써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한국교회의 골을 더욱 깊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교계가 진정 쇄신하려면 이념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국가보안법 존폐 문제는 교보문고가 북한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판매를 중단한 일을 계기로 다시 공론화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찬성하는 교회와 교단은 남북 화해 통일 분위기 저해와 반(反)민주화 등의 이유로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NCCK와 천주교인권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 교계 단체는 시민단체와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행동’을 결성, 지난달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보안법은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일체의 노력을 이적행위와 간첩행위로 만들어 처벌하도록 하는 반통일 분단 악법”이라며 즉시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생명교회 문모 목사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시민사회단체 원로 선언’ 기자회견에서 “문익환 목사와 장준하 선생이 모든 통일은 좋은 것이라고 했다”며 “국가보안법은 끊임없이 분단을 고정 시키고 있으니 그 자체가 범죄다.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7일 교회사회위원회 평화통일위원회 총무 김창주 목사 명의로 국가보안법을 죄와 죽음의 악법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기장은 성명에서 “국가보안법은 지난 70여년동안 이 땅의 수많은 이들을 권력과 이념의 노예로 만들었다”며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인간 본연의 자유와 권리를 정권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조작된 이념을 들이밀어 침해하고 훼손하는 악법, 그것이 바로 국가보안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보안법 폐지에 대한 우리의 요구는 죄의 종이 돼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왜곡된 현실을 깨뜨리는 정의롭고 정당한 것”이라며 “국가보안법은 사라져야 할 악법이다. 우리가 함께 꿈꾸고 희망하는 평화와 공존 그 길 위에 노예의 법 국가보안법이 설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국가보안법은 공산주의자들의 전복 활동을 저지하고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법”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는 5일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을 지켜온 국가보안법을 문재인과 주사파 정당들이 폐기하려 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권은 국가정보원, 국군기무사령부, 공안경찰을 무력화시키고 마지막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미쳐 날뛰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을 파괴하려는 것이 제정신이냐,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줄곧 전 목사를 지지해왔던 천주교 단체인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도 7일 ‘자유의 보루, 국가보안법 수호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절규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자유의 보루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자 하는 작태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어긋나는 망동”이라며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대한민국 국민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불어넣어주신 영혼의 가치인 자유의지를 잃고 북한 주민과 같은 지옥의 삶을 지상에서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의 ‘한국교회언론회’도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반대했다. 이들은 20일 논평을 발표하고 “국가보안법은 국가 안전과 국민의 생존과 자유를 위해 적어도 한반도가 통일 되기까지는 유지돼야 한다”며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남침 위협이 사라지면 자동적으로 폐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교계의 국가보안법 존폐 논쟁은 지난 2004년에도 한창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를 시작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합동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을 비롯해 한기총 등 교단 연합기구가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는 시국성명을 냈다. 이 과정에서 예장통합 등 일부 교단이 내부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성명을 채택했다며 졸속 채택이라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예장통합 내 일부 목회자들은 교회가 사회적 갈등, 편 가르기를 조장하는 등 세속의 탁류에 휩쓸리는 상황을 맞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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