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김기현 후보가 합동토론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4.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김기현 후보가 합동토론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4.30

윤호중 “상임위 재협상은 없다”

김기현 “與, 돌려주는 게 의무”

대선 1년 앞두고 대치는 부담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여야가 새 원내지도부 선출을 완료하면서 5월 국회 시작부터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장 재협상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고 민주당이 이어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야당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돌려줘야 할 때라며 맞서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박광온 의원을 후임 법사위원장에 내정했다고 밝히면서 당일 본회의에서 박 의원 법사위원장 선출의 건을 상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야당에서 우리 당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7개 상임위원장을 달라고 한다. 저는 절대로 재협상을 하지 않겠다”면서 “우리 당 의원들이 절대로 줄 의사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앞으로도 일방적인 국회 운영과 입법 폭주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심이 민주당을 완전히 떠난 이유를 아직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반발했다.

김 원내대표도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과 관련해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등을) 돌려주고 말고 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라며 “돌려줘야 할 의무만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범법자 지위에 있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그와 같은 폭거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민주당 스스로 판단해줄 것으로 기대하며 대한민국에 더는 비상식이 통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4.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4.30

결국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 선출 안건을 5월 첫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박 의장이 윤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를 각각 만나 양당의 입장을 청취하고 의사 일정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면서 “이를 토대로 박 의장은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을 5월 첫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7일까지 협상을 지속해도 결과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윤 원내대표가 ‘원칙 없는 협상’ 불가를 외쳐온 강경 원칙론자이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사건’의 피해 당사자인 점도 여당이 협상 파트너로서 상대하기에는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 12월 공수처법 개정 반대 필리버스터 당시 “저는 청와대 울산시장 개입사건 피해당사자”라며 “청와대가 진두지휘한 불법 선거로 저는 서슬 퍼런 정치공작 피해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제 개인적인 모든 삶이 망가졌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끝장 대치가 이어지는 게 양당에 좋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면서 입법 독주를 펼쳤다. 결국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이어지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내년 대선까지 ‘일당 독재’의 프레임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 정치적으로 아무런 실익도 없을뿐더러 협치의 모습을 보여야 중도층의 마음을 돌이킬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강경 투쟁만을 앞세우면 협치보다는 투쟁이 앞선다는 비판을 받을 상황이다. 결국 양당은 형식적으로나마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당장 다음 주에 진행되는 국무총리와 5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 인사청문회도 윤호중-김기현 원내 체제에서의 여야관계 기상도를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 ⓒ천지일보 DB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 ⓒ천지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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