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 선출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5.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 선출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5.2

최고위원 5명 친문계 독식

친문 권리당원 건재 과시

송영길, 쇄신 행보 쉽지 않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에 계파색이 옅지만 비문(비문재인)계인 송영길 의원이 선출됐다. 다만, 최고위원들은 친문 의원들이 대거 포진해있어 이들과 관계 설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대표는 전날(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임시 전당대회에서 35.60%를 얻어 민주당의 새로운 대표로 선출됐다. 송 대표는 친문(친문재인)계인 홍영표 의원에게 불과 0.59%p차로 간신히 승리했다.

송 대표의 경우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35.95%를 득표해 홍 후보(36.62%)에 근소한 차이로 밀렸다.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34.70%로 37.36%를 얻은 홍 후보에 뒤처졌다.

하지만 대의원(34.97%)과 일반당원 여론조사(40.38%)에서 각각 33.47%, 31.41%를 얻은 홍 후보를 앞서면서 신승을 거뒀다.

민주당의 전당대회의 투표 합산 비율이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국민 10%, 일반당원 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의원에서 승리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최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라는 이름과 대통령 빼고 다 바꿔야 한다”면서 “변해야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고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쇄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신임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배, 백혜련, 전혜숙 최고위원, 송 대표, 윤 원내대표, 김용민, 강병원 최고위원.
[서울=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신임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배, 백혜련, 전혜숙 최고위원, 송 대표, 윤 원내대표, 김용민, 강병원 최고위원.

다만, 친문계가 대거 당선된 최고위원들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쇄신의 드라이브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민주당 최고위원 5명에는 강성 친문 당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김용민 의원, 대표적 친문 인사로 꼽히는 강병원 의원,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김영배 의원, 지난 대선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보건복지특보단장 및 의료정책위원장으로 문 대통령을 도운 전혜숙 의원 ,국회 법사위 간사와 대변인 등을 지낸 백혜련 의원 등 모두 친문인사들로 구성됐다.

정치권에서는 송 대표가 당 쇄신과 개혁의 드라이브를 건다면 친문 최고위원들과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문 최고위원 5인 모두 대의원과 일반 국민 투표에서는 밀렸지만, 강성 친문이 많은 권리당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결국 ‘강성 친문’ 지지층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김용민 의원의 경우 대의원 투표에서는 저조한 성적이었지만, 권리당원의 지지에서 강세를 보이며 최종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그는 당내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의 주축으로, 친문 성향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국회에서도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조국 전 장관을 중심으로 추진했던 검찰개혁에 매진해 왔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을 신설하는 법안도 발의하기도 했다.

당 원내대표도 강경파로 꼽히는 윤호중 의원이다. 송 대표의 쇄신 행보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송 대표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여권의 주류가 친문임이 재확인됐다는 점에서 송영길 신임대표가 민주당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민주당은 여전히 이른바 문자폭탄으로 대변되는 강성 당원들의 세가 여전히 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기 전달 받는 송영길 대표[서울=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신임 송영길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당기를 전달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신임 송영길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당기를 전달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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