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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풍성한 집을 짓고 싶다고 무작정 크게 지을 수 없다.

대지마다 건축법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최대 규모가 정해져 있어서 지상으로 크게 지을 수 없는 땅이 의외로 많다. 건축을 함에 있어서 땅값이 가장 많이 차지하니까 땅을 마음껏 크게 할 수도 없고 그냥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런 경우에 지하공간을 확보해 지상에서 부족했던 여유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지하의 습하고 답답함을 없애고 쓸모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게 된다. 햇볕이 지하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선큰을 만들어서 신선한 공간의 순환을 만들고 지상으로 직접 올라올 수 있는 계단을 만들어서 앞마당과 뒷마당을 연계해 활용도를 높인다.

지하 선큰 공간은 집의 중심이 되고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은 중정이 되도록 건물의 형태를 만든다. 지하공간의 친화력 있는 공간을 만들었지만 옆집에서 시선을 가리는 것도 필요하다.

더불어 가벽을 만들어서 중정의 공간에 위요감을 더할 수 있고 반 내부 공간으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중정은 지하부터 지상공간을 연결하는 주요한 역할을 하고 공간의 흐름을 만들어 주면 사용자의 심리적 환경을 편하게 할 것이다.

지하는 멀리하는 요소가 아니라 활용도를 높이면 유용하게 쓸 만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작은 땅의 성실한 활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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