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문화칼럼] 고양 초기청자요지 방치 말라
[이재준 문화칼럼] 고양 초기청자요지 방치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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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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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문화유산 가운데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것이 고려청자다. 흔히 고려 3대 발명품의 하나인 청자는 국제적으로도 성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몇 년 전에 베이징의 한 골동가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주인이 금고 안에서 고려청자라고 하며 주병하나를 꺼내 보여주었다. 엄청난 값을 제시한 고려청자는 가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북한 지역에서 건너온 것으로 수리가 많이 되어있었다. 주인은 엄지 척을 해보이며 최고의 명품이라고 자랑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송나라 여요자기에 대해 긍지가 높은 중국 감정가들 사이에서 고려청자의 우수성을 인정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아무리 봐도 비색이나 상감의 화려함도 그렇고 문양이 없는 여요자기가 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9백여년전 송나라 사신 서긍이 왕도 개성에 와서 고려청자를 보고 정교한 기예에 감탄한 사실(고려도경)이 재현 되는 것만 같다. 서긍은 다음과 같이 고려청자에 대해 소견을 적었다.

‘그릇은 금이나 은으로 도금한 것이 많으나 청자를 귀하게 여긴다(器皿多以塗金, 或以銀, 而以靑陶器爲貴). 도기의 빛깔이 푸른 것을 고려인은 비색이라고 하는데, 근년의 만듦새는 솜씨가 좋고 빛깔도 더욱 좋아졌다(陶器色之靑者, 麗人謂之翡色, 近年以來, 制作工巧, 色澤尤佳)’고 기술하고 있다.

고려청자는 중국 월주요(越州窯)에서 전래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월주요는 저장성 월주, 링보(寧波) 지역으로 고대 한반도에서 이곳까지 해로는 바다의 실크로드였다. 백제가 남조와 가장 밀접하게 교류한 곳도 이 길을 통해서다.

무령왕릉이나 고대 백제 고분 등에서 월주요 자기들이 많이 출토되었다. 그런데 중국 저장성에서는 고분에서 고급의 고려청자가 간혹 출토되고 있다.

옛 날 절터를 답사하다보면 녹색의 청자파편들을 수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자기 파편들은 월주요 청자를 많이 닮고 있다. 이 자기가 통일신라시기 부터 제작되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학자들이 있다.

초기청자는 누런 빛깔에 유약도 고르게 시유 되지 못했다.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청자가마터는 일제강점기인 1930대에 발견되었으나 아직 본격적인 발굴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동안 한반도에서 찾아진 청자가마터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자기를 연구하는 일부 학자들은 통일신라 시기까지 올려 잡고 있다.

이 가마에서 찾아진 파편 가운데는 흥미롭게도 보상화문이 정교하게 시문 된 수막새 편도 있다. 보상화문은 부처의 좌대나 석등 혹은 기물 장식에 사용하던 청정하고 아름다운 꽃이다.

찾아진 청자 보상화문 수막새는 강진 가마에서 찾아진 청자막새 보다 시기가 더 올라간다. 통일 신라 말이나 고려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청자기와는 왕궁이나 중요한 사찰에 공급되었을 게다. 지금까지 실물이 나오지 않아 더욱 중요한 자료다.

서울근교에 있는 귀중한 유적이 방치되고 있는 이유를 필자는 알지 못하고 있다. 학계나 고양에 살고 있는 많은 문화 인사들의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

고양시 곳곳에는 중요 문화유적이 산재 되어 있으나 빛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정의 정신적 개발 지표로 삼아야 할 문화유산이 이처럼 홀대 받는 것이 어느 지역에 있을까. 우선 청자가마터에 대한 관심과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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