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4.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4.12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증가

노인일자리 빼면 사실상 감소

“실상은 양질의 일자리 아냐” 

“돈 푸는 것만 할 줄 아는 듯”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3월 취업자 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작년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에 따른 3월의 기저효과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정부의 일자리 사업 등이 영향을 미친 덕분으로 보인다. 계절적인 조정도 반영됐다.

그러나 30대와 40대는 여전히 큰 감소세였고, 50대는 소폭 증가에 20대와 60대 이상만이 큰 폭으로 증가했을 뿐이었다. 제조업의 감소는 계속됐고, 청년실업률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만 강조하며 고무된 분위기다. 4월에도 고용상황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긍정적 분위기에 취해 있다. 하지만 세금으로 노인일자리와 20대는 단기일자리를 늘린 것에 따른 효과라 민간에서의 지속적인 고용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크다. 60대에서의 40만명 증가를 빼면 사실상 감소한 셈이다.
 

◆13개월 만에 취업자 수 증가했지만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2만 3천명으로, 1년 전보다 31만 4천명이 늘었다. 취업자는 코로나19로 고용 한파가 시작된 지난해 3월(-19만 5천명)부터 올해 2월(-47만 3천명)까지 12개월 연속 감소해왔다. 외환위기 당시(1998년 1월∼1999년 4월)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기간을 이어오다 감소세를 끊는 데는 성공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40만 8천명)과 20대(13만명)가 크게 늘었고, 50대(1만 3천명)는 소폭 증가했다. 반면 30대(-17만명)와 40대(-8만 5천명)는 크게 줄었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7만 1천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9만 4천명)에서 취업자가 많이 늘었다. 이들 업종은 정부의 공공 일자리 사업 영향이 있는 업종들이다. 반면 도·소매업(-16만 8천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7만 1천명), 숙박·음식점업(-2만 8천명)에서는 감소했다. 결국 세금을 투자한 덕분에 공공일자리는 늘었으나 다른 민간 업종들은 여전히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교육서비스업 취업자는 2월 8만 2천명 감소에서 3월 3만 2천명 증가로 전환했고,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2월 5만 2천명 감소에서 3월 1천명 증가로 돌아섰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20만 8천명), 임시근로자(20만 6천명), 일용근로자(4만 1천명)가 모두 늘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1만 3천명)도 증가했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9만 4천명)와 무급가족종사자(-6만명)는 줄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3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는 2692만 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1만 4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3%로 전년동월대비 0.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3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는 2692만 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1만 4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3%로 전년동월대비 0.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고용률은 상승, 실업률은 증가

15세 이상 고용률은 59.8%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5.7%로, 0.3%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실업자는 121만 5천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6천명이 늘었다. 실업률은 4.3%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10.0%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은 올해 1월 9.5% 수준까지 올라 2월과 3월 10%대다.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되는 일시휴직자는 118만명 줄어 42만 7천명을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86만 9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 4천명 줄어 13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이는 곧 취업자와 실업자가 함께 늘고,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 상승했는데, 비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7만명 늘어 243만 6천명이었고, 구직단념자는 10만 2천명 증가해 68만 4천명이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월 대비 취업자 개선에는 민간 일자리 증가가 기여했으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4월 이후에도 고용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추경에 포함된 26만개 직접 일자리 등 이미 발표한 고용대책을 신속하고 꼼꼼히 집행하고, 양질의 민간 일자리 확대를 지원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면서 기업과의 소통을 더욱 활발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경기 상황, 산업 활동 등을 고려할 때 4월 이후에도 고용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일자리 엑스포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일자리 엑스포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DB

◆“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 나와야”

이 같은 관계 장관들의 고무적인 평가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정정책으로 인한 일시적 효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3월 취업자수 증가는 재정정책으로 인해 공무원이나 노인과 청년들에게 단기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데 집중한 결과”라며 “이는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서 오래가지 못한다. 기업고용을 통한 장기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민간기업에서 나와야 하고, 결국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재정을 통한 단기일자리 창출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내용을 들여다보면 60대 이상만 크게 늘었고, 30~40대가 좋지 않다. 또한 비임금 근로자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들도 계속 줄고 있다”면서 “전체적인 숫자는 증가했을지 몰라도 60대 이상의 40만명을 빼면 사실상 고용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현 정부는 돈 푸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것 같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2021년 3월 고용동향 (제공: 통계청) ⓒ천지일보 2021.4.14
2021년 3월 고용동향 (제공: 통계청) ⓒ천지일보 202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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