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LH용산특별본부 앞(KDB생명타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흔들림 없는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4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LH용산특별본부 앞(KDB생명타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흔들림 없는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4

주민들 “전쟁터 같은 모습에 불안감 느껴”

‘건물소유자 공공주택사업 철회요구’에 비판

“부동산등기부에 이름 올린이가 주민인가?”

“공공임대주택 세워 주민 모두 재정착하길”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올해 2월 발표된 ‘서울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이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주도로 바뀔 조짐을 보이자,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주택소유주들의 목소리에 가려진 쪽방촌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쪽방촌 주민자치모임인 ‘동자동사랑방’과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는 14일 서울 용산구 LH용산특별본부 앞(KDB생명타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하며 ‘흔들림 없는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 평 남짓한 방에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고, 바람 한 줌 통하지 않는 쪽방에서 살아온 주민들은 공공임대주택을 세워 주민 모두가 재정착하는 정부의 공공주택사업을 환영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의 계획이 발표된 지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건물주들은 붉은 깃발·현수막을 세우며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민간개발을 추진하려던 토지와 건물 소유자들의 공공주택사업에 대한 반발이 마치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의 입장인 것처럼 연일 보도됐다”며 “정작 이곳(쪽방촌)에 살고 있는 거주민의 다수인 쪽방주민들의 입장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LH용산특별본부 앞(KDB생명타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흔들림 없는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4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LH용산특별본부 앞(KDB생명타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흔들림 없는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4

그러면서 “오늘(14일) 국민의힘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위’는 LH용산특별본부에서 동자동 주민대책위원회와 간담회를 열고, 공공주도 서울역 쪽방촌 재정비사업의 문제점을 짚어보겠다고 한다”면서 동자동 주민대책위원회를 겨냥해 “누가 주민인가? 부동산등기부, 건축물 대장에 소유자로 이름을 올린 이가 주민인가”라고 따졌다.

◆국민의힘·오세훈서울시장 대한 비판도

이어 “국민의힘은 거주할지언정 건물을 소유하지 못한 이들은 ‘주민’으로도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며 “건물주들만 노골적으로 편드는 국민의 힘은 공당으로서의 자격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지금의 부동산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부동산시장 정상화란 이름의 투기조장이 아니라 공공성 강화가 답”이라며 “민간에 의한 이윤을 토해내는 개발이 아니라 국민의 안정된 주거권을 보장하는 것이 공공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건물을 소유하든 그렇지 않든 동자동에 사는 모든 주민의 재정착이 보장되는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은 정부의 배려도, 건물주들의 양보도 아닌 그동안 짓밟혔던 우리들의 주거권이 거름이 되고 씨앗이 돼 피워낸 결과다. 그 누구도 훼손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호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 이사장은 “지금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은 건물주들이 세운 붉은 깃발·현수막을 보며 전쟁터와 같다며 불안해하고 있다”며 “우리들은 그간 공공주택사업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지금 강자들이 약자들을 밟으려 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LH용산특별본부 앞(KDB생명타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흔들림 없는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4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LH용산특별본부 앞(KDB생명타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흔들림 없는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4

박승민 동자동사랑방 활동가는 “우리가 지금 KDB생명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데 이곳도 원래는 쪽방촌이었다”면서 “당시 거주자들은 건물주에게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집에서 쫓겨나야 했다. 이 같은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쪽방촌에서 20년 동안 살고 있다는 김영국씨는 “한 건물주는 ‘건물이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면서 우리를 무조건 쫓아내려했다”며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건물주는 자신을 건물을 헐고 그곳에 게스트하우스를 만들려고 우리에게 거짓말을 했던 거였다”고 말했다.

16년째 쪽방촌에 거주하는 윤용주씨는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이 발표됐을 때 너무나 기뻤다”면서 “민간개발은 대다수의 기득권 세력이 원하는 개발사업이다. 민간개발로 이뤄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대발언자로 나선 최현숙 서울시인권위원회 위원은 “국민의힘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예 대놓고 가진 자들의 편을 들면서 탐욕스러운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며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이 퇴행으로 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밝혔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LH용산특별본부 앞(KDB생명타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흔들림 없는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4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LH용산특별본부 앞(KDB생명타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흔들림 없는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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