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1년 2월 국제수지(잠정)’ 발표
흑자규모 작년 6월부터 9개월 연속확대
반도체·승용차·화공품 수출 호조 영향받아
서비스 수지 6년 3개월 만에 흑자 기록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 2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80억 3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10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세계 경기 회복 흐름 속에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선박·항공의 운임지수가 급등하면서 서비스수지가 6년 3개월 만에 흑자 전환한 영향을 받았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2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80억 3000만 달러(약 9조 5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 흑자 규모(64억 1000만 달러)보다 16억 3000달러 증가한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째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이 확대된 것은 9개월 연속이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대개 상품수지에서 낸 흑자를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의 영향을 받는 구조다.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축인 수출의 향방에 따라 경상수지의 큰 틀이 결정된다.
2월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 호조로 인한 상품수지 흑자의 영향을 받았다. 상품수지는 상품의 수출입 차이를 의미한다. 지난 2월 상품수지는 60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66억 달러) 대비 흑자폭이 5억 5000만 달러 줄었다.
상품수지를 구성하는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수입도 크게 늘었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2% 증가한 447억 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넉달째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교역 회복세가 이어지며 승용차(48.5%), 화공품(27.3%), 반도체(12.0%) 등이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도 원자재가 2019년 4월(2.2%) 이후 22개월만에 증가 전환하며 자본재와 소비재의 수입이 늘었다. 이에 따라 전년 동월대비 12.6% 증가한 386억 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원자재는 6.6%, 자본재는 20.6%, 소비재는 25.6% 늘어나며 증가세를 지속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여행수요가 감소했음에도 화물 운송수입이 늘면서 서비스 수지는 2014년 11월 이후 6년 3개월 만에 흑자를 냈다. 서비스수지는 1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14억 4000만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운송수지는 선박·항공 운임지수가 급등하면서 8억 1000만 달러 흑자 전환했다. 선박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년 동월 대비 218.7% 증가했다. 항공화물운임지수(TAC)도 90.8% 증가했다. 여행수지는 출국자 수가 93.5% 급감하면서 3억 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4억 7000만 달러)보다는 적자폭이 1억 3000만 달러 줄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21억 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 배당수입이 늘면서 1년 전(12억 2000만 달러)보다 9억 달러 확대된 것이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74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는 33억 3000만 달러 늘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1억 3000만 달러 감소했다.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93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중 해외투자는 82억 3000만 달러로 2019년 9월 이후 18개월 연속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70억 2000만 달러 늘었다. 국내 주식투자는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32억 달러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국내 채권투자는 102억 2000만 달러 늘었다. 이는 2007년 11월 110억 4000만 달러 이후 최대치로, 역대 2위를 기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