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칼럼] 선한 영향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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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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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 효과(Flynn Effect)’에 따른다면, 인간의 지능은 갈수록 진화한다. 본래 플린 효과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능검사(Intelligence Quotient test)’ 점수가 갈수록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지능은 타고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는 이상한 현상일 수 있다. 사실 아이큐라고 불리는 지능검사는 논리수리 지능을 검사하는데 배경학습을 조기에 하면 올라갈 수 있다. 예전에는 이런 배경 학습이 이뤄질 수 없었기 때문에 변별력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중산층이 늘어나고 도시화가 많이 되는 상황에서 학습 환경이 좋아지니 아이큐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더구나 인터넷 환경은 정보를 더욱 공유하니 더욱 당연한 노릇 같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이 인간의 지능을 높게 만들어 주고 있는지는 자신할 수가 없다. 이른바 역플린 효과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 문화의 다양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반대라는 점에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터넷 정보 바다에서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가 발생할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획일적인 콘텐츠가 더 많아지고 이것이 역플린 효과를 낳는다.

본래 메디치 효과는 15세기 이탈리아의 메디치(Medici) 가에서 비롯했는데, 피렌치 금융 가문으로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가들을 후원했고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창조성도 이 가문에 기인했다. 프랜스 요한슨(Frans Johansson)은 전혀 이질적인 다른 분야들이 서로 접목돼 창조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현상을 메디치 효과로 봤다. 애초에 인터넷은 이질적인 분야들이 융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공간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었다. 선택적 집중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자신이 보고 싶은 정보만 보고 이를 확대 재생산하기 때문이다.

근래에 밈(Meme) 현상을 많은 언론들이 극찬을 해왔다. 예컨대, 각종 SNS 챌린지들이 리처드 도킨슨의 밈 이론에 근거해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막상 리처드 도킨슨이 밈을 언급한 저술 ‘이기적 유전자’에는 밈에 대한 분석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의 제자 수전 블랙 모어의 관련 책에 자세히 설명돼 있을 뿐이다. 이를 간단히 보면 문화적 현상 이면에 유전자처럼 복제되는 본능이 자생적으로 존재한다는 설정이다. 인간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스스로 자기 복제를 해나가는 생물학적 유전자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를 하려 한다. 이것이 인터넷과 맞물리면서 속도와 범위, 그리고 시간성이 더욱 확장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본질이 복제다. 복제는 창조와 거리가 멀다.

밈을 통해서 본다면 인간의 지능은 높아졌을까.

인간이 유전자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창조이며, 그 창조는 다시 유전자를 바꾸며 유전이 된다. 이것이 획득유전형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창조 의지가 결국 있는가가 관건이다.

케이팝 아티스트와 팬클럽들이 만들어가는 캠페인과 기부활동은 선한 영향력이라고 일컬어진다. 이를 밈 현상이라고 분석하는 연구자와 학자들도 있다.

일견 맞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유전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이다. 아이큐 점수가 높아지는 지능 현상이 아니라 인성에 관한 심화 의지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성과 합리, 나아가 지능의 관점에서 인터넷을 바라보지만, 그 반대 지점에 인터넷이 있다.

하지만 의지는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선함의 반대에는 악함이 있으니 그 선함은 곧 악함이 될 수도 있다.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려는 노력도 같은 운명에 언제든 처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기계적인 의지의 집단적 실현은 언제든 반대의 결과를 낳는다는 피드백 루프를 인지하는 것만이 지능이 높아지는 길이다. 그것이 지식정보의 편중이 심화 되는 인포데믹에서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토대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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