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수출 타격으로 29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출터: 뉴시스)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 (출처: 뉴시스)

4만 3109대 팔아 전년比 23.8%↓

벤츠·BMW에 판매 순위 밀려나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외국계 완성차 3사가 위기다. 올해 1분기 국내 판매 실적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저조하게 나타난 것이다. 판매 부진에 경영악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으며 이렇다 할 돌파구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5일 완성차 5사 실적자료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는 총 4만 3109대로 전년 동기(5만 6550대) 대비 2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3만 1848대) 이후 23년 만에 최저치이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1분기(4만 7045대)보다 적다.

외국계 3사는 계속된 판매 부진에 경영악화가 더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신차 출시도 없어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쌍용차의 경우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해 P플랜(단기법정관리)을 마지막 희망으로 걸었지만 결국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LOI)를 받지 못해 회생절차 개시 수순에 돌입한 상태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총 1만 2627대를 판매해 지난해 1분기(1만 7517대)보다 27.9% 감소했다. 부품 공급 차질로 공장이 멈추기도 했다. 코란도(2212대)와 렉스턴 스포츠(4391대)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2.5%, 37.2% 줄었으며, 티볼리와 G4렉스턴도 감소해 전 차종에서 판매가 저조했다. 다만 쌍용차는 부품 공급이 재개되며 내수와 수출 모두 정상화되고 있으며 제품 개선 모델 및 전기차 등 신차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차는 3사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1분기 1만 3129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1만 9988대)보다 34.3% 감소했다. 주력 판매 모델인 QM6(7409대)와 XM6(4094대)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7%, 27.4% 감소했다. 르노 조에와 캡처는 각각 150대, 399대가 팔렸다.

한국GM도 녹록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GM은 1분기 1만 735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1만 9044대) 대비 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부터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부평2공장이 절반만 가동하고 있다.

차량별로 보면 스파크와 말리부, 트랙스 등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26.6%, 43.5% 등 감소해 전체 판매 실적을 끌어내렸다. 다만 트레일블레이저(4604대)와 이쿼녹스(500대)는 각각 21.3%, 79.9% 증가했다. 한국GM은 마케팅을 강화에 실적 부진을 타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 3사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국내 판매량 순위에서 벤츠와 BMW에 밀려나기도 했다.

1분기 벤츠는 1만 9222대를 판매했으며, BMW는 1만 7389대를 팔았다. 이는 외국계 3사의 1분기 실적을 모두 넘는 수치다. 이에 국내 자동차 시장 구도가 현대차·기아·벤츠·BMW의 4강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