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그룹in<9>] 대상, 임창욱 명예회장 '임세령 부회장' 임명 후계구도 변화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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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그룹 사랑나눔 바자회. (제공: 대상그룹)
대상그룹 사랑나눔 바자회. (제공: 대상그룹)

소유경영서 전문경영으로
장녀 임세령, 부회장 승진 

[천지일보=조혜리 기자] 전문경영인이란 기업의 소유주와 직원들 사이에서 경영 관리를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전문경영은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표류하고 있다. 이론적, 학문적 차원을 넘어 정치적으로 뜨거운 감자다. 
 
◆기업, 소유경영→ 전문경영으로


 
식품기업들이 오랜 기간 오너기업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전문경영인을 앞세워 지난 1997년 대상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물러난 후 대상그룹 회장직에는 전문경영인을 앉혔다. 
 
아직 우리나라에 전문경영인에 대한 이해와 식견이 부족한 시대상이었지만 임 명예회장은 과감히 결단했다. 그의 나이 고작 49세였다. 게다가 그의 동생 임성욱 그룹부회장이 건재해 있을 상황이었다. 
 
그는 그렇게 영원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언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대주주가 경영을 좌지우지하기 보다는 경영 노하우와 지식을 갖춘 전문경영인이 그룹경영을 총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회장직을 내려놨다. 
 
지난 2016년 삼성 이재용 회장은 청문회 출석해 자신보다 휼륭한 전문 경영인을 만나면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했다. 그 후 2020년 그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자녀에게 경영권 안 줄 것”이라며 고개를 3번 숙였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오너경영의 공과(功過)에 대한 논란이 시민단체들이나 법적, 정치적 차원으로 오너경영의 폐해를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은 갑이라는 오명과 황제적 오너경영의 폐해를 반복하지 않도록 전문경영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의사결정의 과감성과 책임성은 최대한 살리고 경영자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국서는 심심치 않게 전문경영을 채택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사고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창업자 경영은 시초의 고생과 특유의 정신력과 넓은 식견과 애사심을 가지고 장기적 경영에서는 긍정적 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인간의 유한한 욕심으로 인해 2세 3세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는 이런 부분이 약해지고 단점이 부각되기가 일수다. 

국민들도 아직까지 대기업에 대한 시선은 곱지않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부의 집중과 대물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70%는 “우리나라 기업이 소비자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한다”고 답했다. 
 

지난 4월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 대상 '2018 종가집 봄김장 나눔' 행사에서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왼쪽 2번째)와 임직원을 비롯한 청정원 봉사단,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김장을 하고 있다. (제공: 대상㈜)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 대상 '2018 종가집 봄김장 나눔' 행사에서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왼쪽 2번째)와 임직원을 비롯한 청정원 봉사단,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김장을 하고 있다. (제공: 대상㈜)

◆임창욱 명예회장 감각적 타고난 전략가



임 명예회장은 지난 2005년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사업 다각화를 위해 M&A를 진두지휘했다는 평을 받는다. 대상은 나드리화장품과 ㈜두산 식품BG의 김치·두부·고추장 사업부문 등을 매입했다. 그 후 2005년 8월 대상홀딩스가 출범했다. 이 회사는 대상그룹의 지주회사로 그룹의 비전과 전략수립 신규사업 추진 등을 담당한다. 
 
대상홀딩스의 대표이사가 임 명예회장과 그의 부인 박현주 부회장이다. 임 회장은 1997년 그룹 회장직을 내놓고 눈에 띄는 대외활동을 하지 않았다가 지난 2005년 불법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되면서 언론에 다시 비춰졌다. 이에 따라 옥중에 있었어도 그룹의 M&A는 임 회장이 주도했다고 보고, 대외적으로는 존재감이 없는 오너 같지만 기업 뒤에 숨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기업 오너경영을 앞세우고 임 명예회장은 경영권에서 손을 떼고 출근조차 안했다. “혹시 전문경영인 회장이나 직원들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지난 26일 장녀 임세령 전무가 부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3세 경영의 시작인 변화가 예상 되고 있다고 설왕설래 하지만 현재 대상그룹은 23년 째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 (제공: 대상)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 (제공: 대상)

◆임창욱 명예회장의 밑그림, 매출 3조원 돌파 



대상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내식(內食) 수요가 늘면서 대상의 매출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3조원 돌파의 밑그림은 그가 옥중 경영서 그룹의 M&A을 통해 기반을 다졌다. 그는 앞으로 확대될 HMR (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시장을 예견하고 사내 전담 연구실을 만드는 등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그 결과 HMR 시장에서 대상그룹은 입지를 잘 구축해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대상은 연결 기준 작년 매출이 3조 1138만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고 지난 2월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749억원으로 전년보다 34.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9.6% 늘어난 1302억원이다. 코로나로 집밥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며 가정간편식(HMR), 신선식품, 소스류 등 대부분 제품의 매출이 성장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미국 등 해외 수출도 증가했다. 
 
임 회장은 이외도 유연함으로 미원이 성공을 거둔 후 시간이 지나면서 화학조미료가 몸에 좋지 않다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미원과 함께 대상그룹은 위기를 맞았다. 이때 임 회장은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브랜드인 미원을 버리고, 맑고 깨끗하다는 뜻의 식품 사업 통합 브랜드인 청정원을 론칭했다. 이는 지난 200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면서 대상그룹 식품 부문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대표 식품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우려해 정통성을 고집할 수도 있었지만 절대 강자 미원을 버리고 시대의 새 흐름을 따른 그의 유연함이 결국 3조원을 만들었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1949년 부산광역시에서 출생했다.
대상그룹 명예회장으로 가족으로는 배우자 박현주, 딸 임세령, 딸 임상민, 아버지 임대홍이다. 
한양대학교 화공과를 졸업한 뒤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에서 고분자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79~1987년 미원그룹 부회장으로 일했다. 1980년 한남화학 대표이사를 지냈다. 1987~1997년 미원그룹 회장으로 일했다. 1997년 고두모 당시 대상공업 사장에게 대상그룹 회장 자리를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 뒤 현재까지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상문화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아버지 임대홍은 1956년 1월에 공무원 출신인 임대홍 창업주가 동아화성공업을 세운 게 대상그룹의 시초다. 
창립 첫 해에 국산 조미료 미원을 개발한 후 1963년에 동생 임정홍이 운영하던 미왕산업사를 인수했다. 1968년에 미원판매를 세워 판매망 확충에 주력하며 기획실을 신설했다. 1970년 세원해상 1971년에 세림장학회를 각각 세워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984년 서울 여의도에 제2사옥을 세운 후 1987년에 임대홍 창업주가 장남 임창욱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승계해 2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임 회장은 지난 1988년 제일농장을 인수해 양돈업에도 진출했다. 1989년에는 MJC를 인수해 커피 사업에 한동안 식품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손을 뻗다가 1989년 미란다와 서해창업투자, 1990년 미원통상, 1991년 한남정보통신 등을 각각 세워 유망사업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1993년에 상암기획을 세워 광고 사업에도 진출했다. 1994년 막내 임성욱이 미원식품(구 동아화성) 등 8개 계열사들을 분리해 세원그룹을 출범시켰다. 1997년에 세원그룹을 재합병하고 그룹명을 대상으로 변경했다. 2000년에 미성교역 등을 세원그룹으로 분리했다. 2005년에 지주회사 대상홀딩스를 세워 계열사들을 그 회사 산하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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