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제공: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제공: LG생활건강)

LG생환건강, 브랜드평판 1위

취임 16년, 64분기 꾸준히 성장

영업이익 1조, 지키는 게 관건

사업 전략으로 ESG 강화

인수합병 귀재 차석용 부회장

[천지일보=조혜리 기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취임한 지 16년째다. 천지일보는 매년 ‘매출의 신화’를 쓰고 있는 차 부회장의 저력을 살펴보고 앞으로 그가 LG생활건강에서 어떤 그림을 그려갈지에 대해 살펴봤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화장품 상장기업 브랜드평판 2월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LG생활건강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 23일부터 2월 23일까지 화장품 상장기업 브랜드 빅데이터 3521만 8378개를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분석한 결과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지난 2005년 취임한 이래 64분기 동안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기록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홀로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19일 LG생활건강은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2.1% 성장한 7조 844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8%, 3.2% 증가하면서 1조 2209억원, 813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차 부회장은 이러한 성과에 대해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고수하며 사상 처음으로 3개 사업 모두 국내 1위를 달성하는 의미 있는 업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차석용답게 심플하게


차 부회장은 부임 후 LG생활건강의 경영을 단순화하기 시작했다. 경영의 군살 빼기로 대부분의 회의를 없애고 전자결재로 단순화하거나, 스테이션 오픈 등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또, 중요한 결정을 할때는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만 그의 행동이 매우 빠른 것처럼 결론이 나면 빠르게 실행했다.

차 부회장은 올해 사업 과제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꼽았다. 그는 그룹의 ESG 경영 강화 기조에 따라 이사회 내 ESG 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하고,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내년에는 전문성을 갖춘 여성 사외이사도 선임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로고. (제공: LG생활건강) ⓒ천지일보 2020.7.9
LG생활건강 로고. (제공: LG생활건강) ⓒ천지일보 2020.7.9

지난 2016년부터 LG생활건강은 친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제품 개발과 사용자의 건강을 고려해 전담 조직과 인력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9년에는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를 통해 테크(세제)와 샤프란(섬유유연제)의 이중캡 높이를 축소하고 홈스타(주방세제)의 포장재 무게를 줄였다. 이를 통해 포장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원가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

세탁 세제 6종이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포장재 재활용 1등급을 획득했다. 공제조합이 일부 페트병 재질 포장재에 대해 재활용 1등급을 인증한 사례는 있지만 단일 재질 용기류에 재활용 1등급을 심의, 의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생활건강은 환경부 예규에 따라 해당 제품에 ‘재활용이 용이한 포장재(1등급)’라는 문구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들은 포장재 몸체와 부자재(마개, 라벨) 모두 폴리프로필렌(PP) 재질로 구성했다. 페트병을 제외하고 단일 재질 용기류가 재활용 1등급을 받은 것은 국내 최초다.

차 부회장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는 취임 초부터 시작됐다. 특히 지배구조를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그는 "나를 따르라고 요구"하기보다는 ▲직원들을 도와주겠다는 경영철학 ▲개방적 경영 스타일 ▲가족친화경영 ▲모르는 것은 솔직하게 모른다고 말하기 ▲위기상황에서 정직하기 ▲소비자 기만하지 않기(100인 제품을 150인 것처럼 과장하지 말기) ▲진심·신뢰는 큰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전사원 마인드 강화를 통해 직원들과는 소통을, 소비자들에게는 믿을 수 있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영업이익 1조 클럽


영업이익 1조를 달성하는 것보다 이를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은 이를 2번이나 돌파한 유일한 국내 화장품 기업이다.

차 부회장은 지난 2018년 첫 1조 클럽 가입 기업 중 지난해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늘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 7475억 원, 영업이익 1조 393억원을 거뒀다. 지난 2017년보다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11.7% 늘어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냈다.

지난 2018년 4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 1조 6985억원, 영업이익 2108억원, 순이익 1013억원을 거뒀다. 지난 2017년 4분기보다 매출은 14.2%, 영업이익은 13.9%, 순이익은 23.5% 늘었다.

‘후 환유동안고 스페셜 에디션’ 제품 이미지. (제공: LG생활건강)
‘후 환유동안고 스페셜 에디션’ 제품 이미지. (제공: LG생활건강)

지난 2005년 3분기 이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매출이 53개 분기 연속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지난 2005년 1분기 이후 지난 2014년 1분기를 제외하고 55개 분기 동안 증가해 14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화장품사업에서 지난 2018년 4분기 매출 1조 501억원, 영업이익 1924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7년 4분기보다 매출이 18.2%, 영업이익은 13.8% 증가한 규모다.

생활용품사업에서 지난 2018년 4분기 매출 3398억원, 영업이익 84억원을 거둬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9%, 7.2% 성장했다.

음료사업에서 지난 2018년 4분기에 매출 3086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2.0%, 21.9%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은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가 면세점과 중국 현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높은 성장을 견인했다. 후의 경우 지난 2018년 국내 화장품 최초로 브랜드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 연매출 2조 5836억 원을 달성하며 자체 기록 최고를 경신했다. 중국, 일본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며 해외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48% 성장했다.

이에 따라 업계의 관심은 차 부회장이 올해도 실적 개선과 주가 신기록 갱신을 이어갈지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차석용 ‘매직’의 근간이 되는 인수합병(M&A)


‘차석용 매직’이라는 수식어는 차 부회장에게 빠짐없이 붙는 수식어다. 이는 차 부회장이 일궈온 경영성과에 따른 것이다. 그가 지난 2005년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후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연속으로 갈아치웠다.

생활용품에 필요한 치약, 비누, 샴푸, 빨래세제, 주방세제, 섬유유연제, 염색약은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이다. 회사 화장실에도 LG 치약이 구비돼 있다. 기름기 있는 음식에선 코카콜라가 빠질 수 없다. 후, 숨 같은 고가 브랜드 화장품부터, 언제든 편리하게 합리적 가격의 더페이스샵을 이용한다. 이 모든 것이 LG생활건강 제품이다.

차 부회장은 지난 2005년 취임 후 지난 2007년 10월 코카콜라음료 지난 2009년 10월 다아몬드 샘물, 지난 2010년 1월 더페이스샵 등을 지속적으로 인수 합병을 하고 있다. 차 부회장은 에이본 재팬, 에이본 중국 광저우 공장 등 해외 기업들도 인수해 외형을 키웠다. 인수 후에는 원가 관리와 구조조정 통해 실적을 개선했다.

지난 2019년 차 부회장은 미국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회사 뉴에이본의 지분 100%를 1억 2500만달러(약 14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본은 130년 역사를 가진 세계 최대 화장품·퍼스널케어 직접 판매 회사로 지난 2016년 당시 본사였던 미국 법인을 포함한 북미 사업과 해외 사업을 분리해 북미 사업을 사모펀드 서버러스에 매각했다. LG생활건강이 인수하는 뉴에이본은 매출액이 13조원에 달하던 에이본의 글로벌 사업 본사 역할을 하던 회사다. 정보기술(IT), 구매, 물류, 영업, 일반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탄탄한 인프라스트럭처를 보유하고 있다. 

차 부회장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미국을 교두보로 삼아 가깝게는 주변 시장인 캐나다와 남미, 나아가 유럽을 비롯한 기타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해 아시아에서의 성공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분기 매출 1조 8964억원, 영업이익 3337억원, 당기순이익 234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1.2%, 3.6%, 3.7% 성장한 수치다. 이 매출은 지난 2005년 3분기 이후 58분기 연속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60분기 연속 증가한 기록이다.

차 부회장은 영업을 통해 얻은 현금으로 인수합병을 했고 이를 통해 적절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  

◆차석용은 누구?


차 부회장은 인수합병으로 음료, 생활용품, 화장품이라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지금의 LG생활건강을 만들었다. LG생활건강은 차석용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는 1953년 6월 9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 뉴욕주립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고 인디애나대학교 로스쿨을 마친 뒤에 미국 P&G에 들어가 14년만에 한국 P&G 총괄회장이 됐다.

그의 뛰어난 경영수완이 알려지면서 법정관리를 받고 있던 해태제과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됐다. 차 부회장은 3년 동안 사장을 지내며 해태제과의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이후 차 부회장은 LG생활건강 대표이사로 취임해 14년째 장수 CEO로 지내고 있다.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그는 LG그룹뿐 아니라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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