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가안보실장. (출처: 뉴시스)
서훈 국가안보실장. (출처: 뉴시스)

美안보회의서 대북정책 최종 조율

한중 외교장관 회담… 북핵 등 논의

전문가 “미중, 韓에 협력 강조할 듯”

정의용 “미중 선택의 대상은 아냐”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가, 중국에선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이번 주 각각 열린다.

미중 간 패권 경쟁 속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한국 정부 입장에선 어느 한곳도 쉽게 손을 놓을 수 없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두 회담이 겹치면서 우리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훈 뉴욕 도착, 정의용 2일 중국행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31일(현지시간)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서 실장은 오제이크 설리반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3자 대면 협의를 갖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동맹국 간 최종 담금질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서 실장은 뉴욕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간 대북정책 점검 과정에 미국 정부와 쭉 같이 협의를 해 왔으며, 이번에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가급적 훌륭한 대북 협상안을 만들어서 빠른 시일 내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도 전날 “이번 방미가 대북정책 관련한 한미 간 조율된 현실적 전략을 마련하고, 한미동맹 강화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한미, 한미일 협조 관계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침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오는 2일(한국시간)부터 이틀간 중국 푸젠성 샤먼을 실무 방문해 3일 오전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이는 지난 2월 왕이 외교부장이 전화 통화에서 중국 방문을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정 장관 취임 이후 첫 해외 출장인데, 외교부는 “이번 방중은 한·미 외교장관회담, 한·러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한반도 주변 주요 국가들과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 나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내신 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서울=뉴시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내신 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미중, 韓줄세우기 나설까

사실상 한미일, 한중 고위급 인사들의 회동이 같은 시기에 이뤄지는 셈인데, 미중이 각각 동맹과 협력을 내세워 ‘줄세우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미중은 ‘앵커리지 고위급 대면 회담’에서 정면충돌한 이후 편가르기 행보를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어느 정도 윤곽은 나와 있을 텐데, 안보회의에선 이걸 가지고 동맹국 간 최종 조율을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논의될 것 같다”면서 “중국도 회담에서 북한과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협력을 강조하는 등 한국 정부가 미국과 밀착하는 것을 견제할 수 있다. 물론 한국이 자기 나라를 무시하지 못한다는 걸 잘 아는 중국으로선 크게 강조하지도, 특별히 뭔가를 기대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일각의 주장에 우리 정부의 입장은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정 장관은 전날 내신기자 간담회에서 “미중은 우리의 선택 대상은 결코 아니다. 미국이나 중국도 우리에게 그러한 요구를 해 온 적도 없다”면서 “우리의 기본 입장은 절대 모호하지 않다. 한미동맹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PG)[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PG)[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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