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회담 (PG)[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한중 외교장관 회담 (출처: 연합뉴스)

중국 샤면서 회담… 약 4개월만

정의용 “한반도 문제, 中역할 필요”

미국과의 거리두기 요구할 가능성도

시진핑 방문, 동북아 방역도 논의 전망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과의 회담을 갖는다.

한편에선 우리 정부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대북 정책을 최종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중국의 대북 역할론을 강조하는 상황이라 이번 중국과의 회담이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특히 미중 간 패권 경쟁 속 미중관계에 대한 어떤 논의가 오갈지 주목된다.

◆정의용, 전날 오후 中샤먼 도착

두 장관의 회담은 이날 오전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개최된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작년 11월 이후 4개월여만이다.

정 장관은 앞서 전날 오후 서울공항에서 정부 전용기를 타고 출국해 오후 5시 45분께 샤먼공항에 내린 뒤, 6시 20분께 회담장인 하이웨호텔에 도착했다.

그는 호텔에서 취재진의 회담 전망을 묻는 질문에 “봐야죠. 잘 되겠죠”라고 말을 아꼈고, 미중관계에 있어 우리 입장을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해선 “내일 만나서 (말하겠다)”고만 짧게 말했다.

방중 길에 오르기 직전엔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중 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논의가 상당히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데 대해 우리 정부도 공감한 셈이다.

실제로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경제난에 처해 있는 만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인데, 결국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해 달라는 얘기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믿을 건 사실상 중국밖에 없다. 제재나 코로나 여파로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큰소리치는 이유가 여기 있다”면서 “거꾸로 보면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이 미친다는 얘기인데, 그간의 행태로는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설지 알 순 없지만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할 때라면 협조할 것이라고 봐진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위해 2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중국 푸젠성 샤먼으로 향하는 정부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정 장관은 오는 3일 왕이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 및 오찬을 가진 후 이틀 간의 실무 방문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1.04.02.
[서울=뉴시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위해 2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중국 푸젠성 샤먼으로 향하는 정부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정 장관은 오는 3일 왕이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 및 오찬을 가진 후 이틀 간의 실무 방문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회담서 어떤 얘기 오갈까

정 장관은 이날 왕이 부장과 외교장관 회담과 오찬을 함께하며 양자 현안과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가 비중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미국의 대북정책 마련 등 한반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상황,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중국의 지지와 건설적인 참여를 확보하는 방안 등이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앵커리지 고위급 회담’에서 정면충돌한 이후 편가르기를 심화하고 있는 터라 일각에선 미중이 상대국을 견제하기 위한 우군 확보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북핵 문제와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을 대가로 중국 측으로부터 미국과의 거리두기를 요구해 올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 지난해 출범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 등 다양한 현안이 주요 의제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과 비슷한 시간대 미국에선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열리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모습인데, 국제적 위상 등이 이전과는 다른 한반도 당사자로서 우리 정부가 주변국들과의 관계 속 갖가지 현안을 향후 어떻게 풀어 나갈지 지켜볼 대목이다. 정 장관은 이날 일정을 마치는 대로 전용기 편으로 귀국한다.

[베이징=AP/뉴시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2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외교부에서 중-미 관계 회복에 관한 '란팅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왕이 부장은 '홍콩과 티베트, 신장 등에 대해 중국의 주권을 해치는 행위 중단'과 '민간 교류에 대한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 2021.02.22.
[베이징=AP/뉴시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2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외교부에서 중-미 관계 회복에 관한 '란팅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왕이 부장은 '홍콩과 티베트, 신장 등에 대해 중국의 주권을 해치는 행위 중단'과 '민간 교류에 대한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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