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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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도어선교회 ‘2021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 발표

 

북한, 20년째 1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알 뒤이어

코로나19 빌미로 종교 통제·강제개종·차별 등 심화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중동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3억명 이상의 기독교인에게 상존하던 구조적 차별과 불평등한 대우, 살인과 고문 등 박해를 더욱 악화시키고 두드러지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오픈도어선교회는 ‘2021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WWL·World Watch List)’를 공개했다.

오픈도어는 1992년부터 조사를 시작하고 29년 만에 처음으로 상위 50개 국가 모두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을 정도로 박해의 정도가 심해졌다고 밝혔다.

신앙 때문에 박해와 차별을 받은 기독교인도 전 세계 3억 4000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조사에선 2억 7000만명이었는데, 불과 1년 새 박해받는 기독교인이 최소 6000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세계에서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한 나라는 역시나 ‘북한’이었다. 북한은 20년째 박해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의 종교에 대한 억압은 매우 심각하다. 지난해 9월부터는 북한 내 모든 학생들에게 하루에 30분 하던 세뇌 학습을 90분으로 늘릴 것을 지시했다. 이러한 광범위한 세뇌교육 앞에서 기독교인들은 자녀에게도 자신의 신앙을 숨겨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위는 아프가니스탄, 3위는 소말리아다. 다음으로 리비아, 파키스탄, 에리트레아, 예멘, 이란, 나이지리아, 인도, 이라크, 시리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모두 80이상의 높은 박해지수를 보이고 있다. 박해지수란 개인·가정·공동체·국가·교회·폭력 등 6개 항목을 모두 합해 수치화한 것이다. 80이상이면 극단적 수준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오픈도어는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전 세계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전년도부터 심화됐다. 오픈도어는 팬데믹 상황에서 기독교인들이 사회·문화·경제적 취약성에 노출됐으며 구조적 차별과 억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도의 경우 오픈도어와 연계된 10만명의 기독교인 중 80%가 코로나 지원으로부터 제외됐다. 인도뿐 아니다. 미얀마, 네팔, 베트남,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중앙아시아, 말레이시아, 북아프리카 등에서도 기독교인들이 지원에서 배제됐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해 신앙을 포기하는 기독교인들도 다수 생겼다고 오픈도어는 전했다.

코로나19를 이용해 신앙을 규제하는 경우도 있었다. 납치와 강제개종도 증가했다. 일례로 이집트의 한 기독교인 여성은 지난해 4월 여동생을 만나러 가는 길에 무슬림들에게 납치됐다. 이후 그는 무슬림과 연계된 홈페이지 동영상에 나타나 자신이 9년째 무슬림이라고 말했다. 3개월 후 언론과 교회 지도자들의 도움으로 그는 가족에게로 돌아올 수 있었는데 “무슬림의 협박이 있었고 자신은 결코 이슬람으로 개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은 방역을 이유로 종교시설에 CCTV를 설치해 교회 감시를 강화했으며 스리랑카 경찰은 기독교인들의 집을 방문해 코로나19 방역을 빌미로 이들의 활동을 감시했다.

오픈도어선교회가 2019년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조사한 이번 통계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50개국 전부 최초로 ‘매우 높음’의 박해지수가 나왔다. 신앙으로 인해 사망한 기독교인은 총 4761명으로 전년(2983명)보다 60% 이상 증가했다.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적인 살인은 아시아보다 아프리카에서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의 91%가 아프리카(나이지리아)에서, 8%는 아시아에서 발생했다.

한편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오픈도어는 해마다 기독교 박해 강도가 높은 50개 국가를 조사,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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