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총회와 예배회복을위한자유시민연대(예자연)이 지난 10일 '고신 총회 헌법소원 동참 및 정부 방역정책의 문제점 제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출처: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 캡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총회와 예배회복을위한자유시민연대(예자연)이 지난 10일 '고신 총회 헌법소원 동참 및 정부 방역정책의 문제점 제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출처: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 캡처)

예장고신, 대면예배 제한 비판

한교총은 방역 준수 재차 당부

보수 개신교계 엇갈린 목소리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최근 국내 개신교단에서 처음으로 정부의 방역 방침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비대면 예배 원칙에 압박감을 느낀다”면서, 방역 당국을 향해 “교회는 방역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데 찬송이나 기도 방식까지 제한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현장예배 금지 명령을 철회하고, 교회들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헌법소원 동참 및 정부 방역정책의 문제점 제기’ 기자회견에서다.

반면 국내 최대 개신교회 연합기구로 꼽히는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은 성명을 내고 교회들에게 정부 방역 방침을 더욱 철저히 지키자고 당부했다. 코로나19 방역 방침을 놓고 보수 개신교계서 두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예배 좌석 인원제한, 종교탄압”… 헌법소원 동참

예장고신은 기자회견에서 ‘예배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예자연)’가 진행하는 정부 상대 헌법소원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예자연은 지난 1월 22일 방역 당국의 종교시설 관련 방역 대책이 개인의 종교의 자유와 교회의 예배활동을 침해한다며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예장고신 부총회장 강학근 목사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자유가 침해당하는 상황에서 교회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헌법소원에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장고신은 이날 준비한 성명서를 통해 “고신 교회와 한국교회는 지난 1년간 정부의 방역정책에 따라 최대한 방역에 협력하며 동참해 왔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교회를 차별적인 시각으로 보면서 교회 예배에 대해 일방적으로 행정 명령을 내리고 법적인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앞으로 다중이용시설과 동일한 기준의 방역 지침을 교회에 적용해달라며 “다중이용시설에 비해 감염 확산이 거의 없는 정규예배에 대해 비대면 원칙을 세우고, 좌석의 10~30% 등 인원 제한을 하는 것은 심각한 차별이며 사실상 종교탄압”이라고 분노했다. 교회 소모임 역시 원천 차단이 아닌, 단계별 제한으로 개편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예장고신의 헌법소원 참여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교단 차원의 참여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현장예배를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교회와 교인들의 피로감이 결국 폭발한 모양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부터 비대면 예배 기간이 장기간 이어져 오면서 일부 중소형 교회가 겪는 재정적인 어려움은 교계 내에서 심각한 문제로 거론돼왔다. 예배를 중단하면서 생긴 공백이 헌금 수입 부족으로 이어져 임대료를 내지 못하게 되자 문을 닫는 교회들도 쏟아졌다.

교회를 바라보는 사회적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도 교단의 움직임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예장고신은 최근 교회에 대한 여론 악화의 책임이 언론에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2월 1일 질병관리청은 대면 예배를 통한 감염이 거의 없었다고 발표했다”며 “언론이 코로나 ‘교회발’이라는 편파적 왜곡보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44% 이상이 코로나 확산의 원인을 교회 발로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은 정정 보도를 하고 사실에 근거해 보도해달라”고 했다.

“생명, 안식일보다 중요… 종교탄압 주장 잘못된 판단”

비대면 예배 원칙이 종교탄압이라는 주장과 관련해 목회자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린다. 익명을 요구한 진보 성향의 교단 한 목사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 정부 방역 수칙을 종교탄압으로 생각한다면 잘못된 판단”이라면서 “복음은 사랑을 말한다. 한 사람의 생명이 안식일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가운데서 온전히 현장예배를 드리겠단 것은 위험한 상황으로 교인들을 내모는 것이다. 이는 주님이 주신 사랑의 가치를 오히려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선 교회발 확진자가 이미 많이 발생한 상황에서 “예배제한을 풀어달라”는 주장은 교회를 향한 비판 여론에 기름을 끼얹는 게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교총은 공동 대표회장 명의의 목회서신을 통해 정부 방역 지침을 지켜달라고 당부하는 등 예장고신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들은 “모든 한국교회는 방역에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부 교회에서 거리두기 지침을 위반해 정부 신문고와 지역사회에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며 “교회를 통해 확산이 이뤄지면 다른 교회의 노력에 방해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조금만 더 조심하며 방역수칙을 준수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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