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사설] ‘검찰총장 축출 작전’에 법원은 냉철해야
[천지일보 사설] ‘검찰총장 축출 작전’에 법원은 냉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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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다 계획이 있구나.” 영화 ‘기생충’에서 나오는 대사다. 단 이 한 마디 대사가 우리사회에서 오랫동안 유행을 타면서, 이를 패러디(parody)한 내용들이 대상을 바꿔 정치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정치 현상에서는 단순한 대사 문구를 넘어 특정집단이 의도성을 갖고 사전계획에 따라 준비해왔다는 것이니 우리사회를 달구고 있는 추윤싸움에서 정권에 미운털이 박힌 윤석열 검찰총장을 토사구팽하기 위해 “다 계획이 있었구나”는 의도성을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조치해온 일연의 과정에서도 우군의 도움을 받아 윤 총장 축출의 계획성과 의도성(?)이 오래전부터 읽혀져 왔다. 그렇지만 정의로움과 적법성에 어긋나지 않기에 무슨 일이 발생하겠나 안도하고 미처 대처하지 못한 윤 총장이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이란 이름으로 검찰총장을 코너에 몰고, 감찰권을 내세워 망신을 주더니만 끝내 장관 권한을 행사한다면서 입증되지 않은 혐의를 갖다 붙여 직무배제에다가 징계 요청까지 한 상태니 일연의 과정으로 볼 때 이만하면 잘 짜여진 계획이라 하겠다.

심지어 윤 총장에 대해 징계를 추 장관 뜻대로 할 요량으로 12월 3일 법무부감찰위원회규정마저 기습적으로 개정한바, 종전 내용인 ‘중요 사항 감찰에 대해 법무부 감찰위원회 자문을 받아야 한다’는 강제 규정을 ‘자문을 받을 수 있다’는 임의규정으로 바꾼 것이다. 이 규정을 바꾸면서 감찰위원회의 의견도 듣지 않아 외부 위원들도 사전에 변경된 내용을 몰랐으니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했느냐를 알 수가 있다. 그러면서 윤 총장 징계위 개최 전에 열어야 할 감찰위를 건너뛰려 해 외부감찰위원들의 항의성 요구가 있자 개최 날짜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찍어내기’는 이제 법원의 몫이 됐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건과 관련해 윤 총장은 “위법한 게 없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한 것이니 법정싸움으로 비화됐다. 이에 법원에서는 11월 30일 11시에 집행정지 심리일을 잡았고, 재판부는 이 심리에서 추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가 그 실체적 요건에 어긋나는지 등을 따져 인용 또는 불인용할 것이니 귀추가 주목된다.

윤 총장과 변호인측은 물론 전국 18개 지청 검사들과 추라인으로 알려진 검사장 2~3명을 제외한 전국검사장과 전직 검사장들마저 위법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추 장관은 아랑곳없이 내달 2일 징계위 개최 등 강공하고 있지만 30일 열리는 서울행정법원의 심리결과 집행정지 인용 여부가 그 분수령이 될 것이다. 추 장관의 6가지 직무배제사유에 대해 신청인이 강하게 다투는 점에서, 본안소송 재판권 보장 차원에서 집행정지결정을 해 주고 있는 판례가 있으니 정치적 결정은 금물일 터. 어쨌든 이 사건에서 일그러진 법치를 바로 펴야 할 책무를 가진 정의와 법치 수호기관으로서 법원은 정치적 색깔 없이 냉철하게 오직 법리와 판례에 따라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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