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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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네모난 집, 세모난 집, 둥근 집….’

내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잘 없다.

‘하자 없고 튼튼하고 경치 좋고 따뜻하고 가족이 다 같이 살기 좋은 집’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래! 우리가 바라는 집은 우리가 바라는 삶의 습관과 밀접하다. 특별한 것이 별로 없다. 고작 벽돌 마감을 할지 페인트 마감을 할지 고민하는 정도다. 또 공간이 조금 크면 어떨까 하는 바람과 함께 큰 공간에 대해 상상하는 정도다.

그래서 막상 집을 설계할 때는 이런저런 형태가 중요하기보다는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에 대해서 들여다보게 된다. 형태는 그다음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다 보니 집이라 감성이 녹아 있고 삶이 녹아 있을 수밖에 없다. 옆집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담장을 높이거나 창의 위치를 조절한다. 남이 우리 집을 들여다보는 것에 대해 더 걱정하게 된다. 남을 의식하게 되면서 집의 형태가 완성된다. 좀 폐쇄적이라도 가족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가족을 배려한 관심이 형태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가 된다. 할머니 방의 위치가 일층이여야 한다든지 그래서 정자같이 돌출되면 좋겠다든지 말이다.

가족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집은 아름답게 지을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자존감이 충만할 때 자신만의 집이 풍성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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