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라’ 국민 청원 관련 입장 발표
“윤 총장, 검찰의 국민적 신뢰 추락시키고 있다” 비판
법무연수원 찾아 신임 부장검사 대상 리더십 강연한 尹
“살아있는 권력 등 강자 범죄 엄벌해 국민 검찰 돼야”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언행이 검찰의 정지척 중립을 훼손한다고 직격한 가운데 윤 총장이 신임 부장검사들에게 “살아있는 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 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추 장관은 3일 법무부 명의 입장을 내고 “권력기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그 어느 기관보다 엄중하게 요구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이날 약 40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은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글과 관련이 있다.
앞서 추 장관은 수사지휘와 감찰권 행사 등을 지적한 이환우 제주지검 감사를 향해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저격’했다.
이에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의 사위인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나도 커밍아웃”한다며 글을 올렸고, 해당 글은 이날 5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약 1만명의 검찰 관련자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조회수다. 이 글엔 댓글도 300개 넘게 달렸다.
추 장관은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들의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면서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대다수의 일선 검사들이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담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검찰이 직접수사 위주의 수사기관이 아니라, 진정한 인권옹호기관으로 거듭나 모든 검사들이 법률가로서의 긍지를 갖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직접 비판한 날 윤 총장은 오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33~34기 신임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한 리더십 강연에 나섰다. 이곳은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근무하는 곳이기도 하다.
윤 총장은 “검찰개혁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개혁의 방향성을 짚었다. 단순히 개혁만을 외쳐선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비전과 목표는 협사법 집행 과정에서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살아있는 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게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어쩌면 검찰이 지켜야할 당연한 의무일 수도 있으나,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보여준 그의 모습에 비춰 기본적인 원칙을 떠나 현 상황에 대한 단호한 표현으로 읽힌다.
또 윤 총장은 “부장으로서 부원들에게 친한 형이나 누나와 같은 상담자 역할을 하고 일체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팀워크를 잘 만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