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라’ 국민 청원 관련 입장 발표

“윤 총장, 검찰의 국민적 신뢰 추락시키고 있다” 비판

 

법무연수원 찾아 신임 부장검사 대상 리더십 강연한 尹

“살아있는 권력 등 강자 범죄 엄벌해 국민 검찰 돼야”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언행이 검찰의 정지척 중립을 훼손한다고 직격한 가운데 윤 총장이 신임 부장검사들에게 “살아있는 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 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추 장관은 3일 법무부 명의 입장을 내고 “권력기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그 어느 기관보다 엄중하게 요구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이날 약 40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은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글과 관련이 있다.

앞서 추 장관은 수사지휘와 감찰권 행사 등을 지적한 이환우 제주지검 감사를 향해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저격’했다.

이에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의 사위인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나도 커밍아웃”한다며 글을 올렸고, 해당 글은 이날 5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약 1만명의 검찰 관련자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조회수다. 이 글엔 댓글도 300개 넘게 달렸다.

추 장관은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들의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면서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임 부장검사 대상 강연과 만찬을 위해 3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을 방문, 배성범 법무연수원장과 강연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2020.11.03.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임 부장검사 대상 강연과 만찬을 위해 3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을 방문, 배성범 법무연수원장과 강연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2020.11.03.

이어 “그럼에도 대다수의 일선 검사들이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담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검찰이 직접수사 위주의 수사기관이 아니라, 진정한 인권옹호기관으로 거듭나 모든 검사들이 법률가로서의 긍지를 갖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직접 비판한 날 윤 총장은 오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33~34기 신임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한 리더십 강연에 나섰다. 이곳은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근무하는 곳이기도 하다.

윤 총장은 “검찰개혁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개혁의 방향성을 짚었다. 단순히 개혁만을 외쳐선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비전과 목표는 협사법 집행 과정에서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살아있는 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게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어쩌면 검찰이 지켜야할 당연한 의무일 수도 있으나,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보여준 그의 모습에 비춰 기본적인 원칙을 떠나 현 상황에 대한 단호한 표현으로 읽힌다.

또 윤 총장은 “부장으로서 부원들에게 친한 형이나 누나와 같은 상담자 역할을 하고 일체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팀워크를 잘 만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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