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갖고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는 등 존재를 과시했다. 이번 열병식은 이전과 다르게 10일 새벽(북한 현지 시각)에 열린 배경에 대해선 알 수 없지만 신형 ICBM이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에 창작돼 등장한바,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것이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ICBM을 공개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무기 전문가에 따르면 신형 ICBM은 길이와 직경이 커진 것으로 보아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탄두부가 ‘다탄두’ 탑재형으로 개량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다탄두 탑재 가능 형태로 진화한 것은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자신감을 보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아직 북한에서 시험발사 등이 이뤄지지 않은 관계로 신형 ICBM의 완성도와 실전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신형 무기들을 선보이면서 목적하는 바가 전술·전략무기 개발기술의 향상이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열병식에서 말한 “자위적 정당 방위수단으로서의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대목에서 그 점을 알 수가 있다. 하지만 그 배경 등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이라 할 수 있는바, 김 위원장은 대북제재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미안한 마음 피력 등 대외내적으로 여러 가지 말을 했고, 이 연설들은 국제평화를 위해서라도 다시금 새겨볼만 하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국에 대해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는 유화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는데 이 점이 주목된다. 이 발언은 최근 북한에서 우리 공무원에 대한 피격에서 김 위원장이 사과한 발언과도 무관하지 않는데, 새겨보면 최근에 이르기까지 남북대화 단절 국면에서도 새로운 화해협력을 모색하려는 제스처로도 보여진다.

지금까지 나타난 북한의 이중성 등을 봤을 때 김 위원장의 열병식 연설 중 남북관계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을 게 아니라 하더라도 그가 “국가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고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는데 이바지할 우리의 전쟁억제력이 결코 람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는다”는 분명한 입장이고 또 북한이 남북대화의 제스처를 쓰는 이 때, 정부당국에서는 남북화해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행하는 것이 국제평화나 한반도 안전을 위해서도 긴요한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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