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오른쪽)씨가 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종합민원실 앞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오른쪽)씨가 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종합민원실 앞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6

이래진씨 국방부 앞 기자회견

해경 ‘월북’ 결론에 비판·반박

“기승전결서 결만 갖고 단정”

피살 공무원 아들, 文에 편지

“어린동생·엄마 매일 고통속”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해경은 추정만을 갖고 마치 수사를 완료한 듯 발표했습니다. 수사기관이라면 정말 제대로 된 수사를 하고 발표해야 하는데 있지도 않은 가설들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저는 국방부에 자료를 요청해서 직접 확인할 것입니다.”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47)씨의 친형인 이래진(55)씨가 동생의 명예를 되찾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6일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에 감청기록과 시신 훼손 장면을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 등에 대한 정보공개신청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해경은 말도 안 되는 부유물 이야기를 한다. 보트나 뗏목도 아니고 부유물이 무엇이냐”면서 “그러나 해경은 부유물로 몰아간다. 그리고 구명조끼를 착용했으니까 월북이 맞는다고 주장을 하고 그것을 국민들로 믿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사건이라는 것은 ‘기승전결’이 있어야 하는데 ‘기승전’이 빠져있다. ‘결’ 하나만 갖고 추정하고 단정하고 발표했다”며 “그리고 저희 가족들을 비참하게 짓밟았다. 한명의 생명을 갖고 세번을 죽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진실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거짓말을 왜, 무엇 때문에 했느냐의 문제다. 왜 거짓말을 했으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월북’이라는 말을 쓰지 않겠다며 동생의 가족을 비롯한 유족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씨는 “아침에 동생 아들의 편지를 공개했는데 벌써 악성댓글이 달렸다”면서 “과연 자신의 아들·딸자식이 이러한 사고를 당했는데도 그럴 수 있을지, 그렇게 엄청난 댓글로 공격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께서 (이 사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안다. 하지만 저는 무엇으로 공격해도 괜찮으나 어린 동생들 그리고 조카가 걱정된다. 너무 힘들어한다”며 “저도 요즘 잠을 3시간 정도 밖에 자지 못하고 있다. 저도 힘들지만 동생의 명예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임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공격을 하시든 제 동생의 죽음, (동생의) 명예를 훼손한 문제는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며 “지금 저의 마음가짐과 생각은 단단하다. 싸운다는 게 아니라 동생의 명예를 반드시 제자리로 돌리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군이 월북 의사를 밝힌 A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불에 태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북측은 군인들의 단속 명령에 불응해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또 A씨의 월북 정황에 대해서도 거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해양경찰청은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이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며 “(수영 등) 인위적인 노력 없이는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제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A씨의 월북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씨와 같은 유족 측 입장은 우리 군이나 해경의 주장과는 달랐다. A씨의 아들인 고등학교 2학년 B군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아빠가, 마른 체격의 아빠가 39㎞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대한민국의 공무원이었고, 보호받아 마땅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다”면서 “나라의 잘못으로 오랜 시간 차디찬 바다 속에서 고통 받다가 사살당해 불에 태워져 버려졌다”고 했다.

이어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B군은 “(아버지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를 했고, 동생에겐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며 “이런 아빠가 갑자기 실종이 되면서 매스컴에서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가 화젯거리로 나오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오른쪽)씨가 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종합민원실 앞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오른쪽)씨가 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종합민원실 앞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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