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청 앞에서 열린 항의서 및 정보공개청구 제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청 앞에서 열린 항의서 및 정보공개청구 제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4

공무원 친 형 이래진씨, 해경에 ‘항의’

공무원 아들 “왜 아빠 지키지 못했나”

文 대통령 답장 “진심으로 위로 전해”

“진실밝혀지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무능한 수사당국의 갈팡질팡에 국민들은 혼란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억울한 동생의 죽음에 명예는 땅에 떨어졌으며 갈기갈기 찢어지는 아픔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 북한군에 피격당해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의 유족이 14일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A씨의 친형인 이래진(55)씨는 “저보다 유능하고 해상의 사건·사고 해결에 최고를 자랑하는 해경의 실력을 믿었었다”며 “(하지만) 동생의 피격사건 이후 해경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니 더 이상 믿기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함께 탔던 A씨의 동료 9명의 진술 조서를 보여 달라며 해양경찰에 정보공개도 청구했다.

또 이씨는 해경에 항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해경은 제 동생과 같이 있던 동료들한테 월북 가능성이 없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조사했다”면서 “(그런데) 왜 월북으로 단정해 발표했냐”고 항의했다.

이어 “일순간 국민을 속이고 대통령님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사고 후 번복 연속으로 국민에 실망을 주었지만, 최종 발표에는 동생의 명예가 지켜지고 정의와 책임 있는 해경의 명예까지 국민께 보여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4

앞서 이씨는 지난 8일 고영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을 만나 A씨의 고등학생 아들이 쓴 편지를 전달한 바 있다.

A씨의 아들 이모군은 지난 6일 문 대통령 앞으로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해당 편지에 대한 답장을 우편으로 유족 측에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답장을 통해 문 대통령은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해경과 군이 여러 상황을 조사하며 총력으로 아버지를 찾고 있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다음은 문 대통령이 유족에 보낸 답장 전문.

아드님께. 내게 보낸 편지를 아픈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안타까움이 너무나 절절히 배어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습니다.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합니다. 나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버지 일로 많이 상심하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해경과 군이 여러 상황을 조사하며 총력으로 아버지를 찾고 있습니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립니다. 아드님도 해경의 조사와 수색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합니다. 아드님과 어린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하겠습니다. 강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동생을 잘 챙겨주고 어려움을 견뎌내 주길 바랍니다. 2020년 10월 8일 대통령 문재인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