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포털 플랫폼, ‘싫어요’가 많이 따라 붙는 스포츠 기사에는 이유가 있다
[스포츠 속으로] 포털 플랫폼, ‘싫어요’가 많이 따라 붙는 스포츠 기사에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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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인간은 이성과 합리성으로 과학과 문명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감정과 충동적인 행동으로 전쟁 등 숱한 비인간적 행위를 자행하기도 했다. 인터넷 공간에서 보면 인간의 모순적인 양면성이 너무나 잘 드러난다.

글을 보면 그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아름답지 못한 글을 쓴 사람의 생각은 정상적이지 않다. 생각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과 행동이 정상적이지 않으면 생각도 정상적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글과 반응을 통해서도 사람들의 생각이 어떤가를 잘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달 초 네이버에서 스포츠 댓글을 폐지하면서 포털 미디어 연예, 스포츠 기사 등에서 악플들은 일단 보이지 않는다. 댓글이 없어지기 전까지는 기사를 읽고 난 이들의 찬반 반응이 주요 기사마다 새까맣게 따라 붙었다. 읽는 이들의 관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경기 기사가 나갔을 때에는 둘이 아무리 잘 던지더라도 악플이 따라붙었다.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은 노골적인 악감정을 갖고 긍정적으로 읽는 이들의 기분까지 상하게 할 정도의 인신공격성 댓글을 올렸다.

댓글이 폐지된 이후 포털 독자들의 반응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사 하단에 있는 선호도를 나타낸 공간이다. 네이버의 경우 ‘좋아요’ ‘슬퍼요’ ‘화나요’ ‘팬이에요’ ‘후속기사 원해요’ 등 5등급으로 나눠 독자들이 기사를 읽고 자신들의 반응을 나타내도록 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악플 폐지 이전과 비슷한 반응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비록 글로는 쓸 수 없지만 자신들이 싫어하는 선수나 기사가 올라오면 ‘화나요’가 유독 많이 나타난다. 특히 어떤 사안을 놓고 비판적인 내용으로 쓴 기사에는 ‘화나요’가 ‘좋아요’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이러한 기사를 보면 균형적인 감각으로 기사를 대했던 이들도 부정적인 쪽으로 영향을 받는 수 있다.

‘화나요’로 나타낸 반응이 기사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다. 기사에 대한 사실성이 떨어지든지, 주관성이 많이 개입될 경우 독자들은 ‘화나요’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쪽으로 선호도가 쏠리는 경우는 그 배경을 헤아려 볼 필요도 있다. 그냥 자신의 관점에 따라 ‘좋아요’ ‘싫어요’ 등 호불호 표시를 하는 것은 기사 정보의 객관성을 흐릴 수 있다. 이런 기사에 익숙하다 보면 현실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갖고 한쪽만을 응시하는 극단주의로 치우칠 위험성이 높다.

경기를 하는 선수들의 입장과는 달리 관전자, 독자 등의 관점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냥 개인적으로 싫다는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싫어요’를 누르는 것은 네트워크 공간이라는 공론장에서 정상적인 여론 소통의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댓글이 사라지고 자신들의 생각을 단순히 호불호로만 표현하는 현재의 포털 플랫폼 방식은 썩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는 이유이다.

현재의 포털 이용자 반응 방식은 생각의 자유로운 소통을 이끌어내기 보다는 한쪽 생각만을 부각시키고 굳어지게 하는 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대부분에 걸쳐 극단주의가 횡행하며 이분법적 논리로 나눠져 세대 간, 지역 간, 계층 간, 양성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스포츠라고 안전지대가 아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개인들의 선호도가 크게 엇갈리며 댓글에 이어 선호도 반응에서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생각의 심각한 개인차이를 어떻게 좁혀 나갈 수 있을지 많이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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