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관악구 소재 다단계식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와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9명이 발생한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보건소에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20.6.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관악구 소재 다단계식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와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9명이 발생한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보건소에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20.6.5

코로나19 ‘방심’ 따른 ‘무서운’ 결과

서울 리치웨이發 집단감염 총 210명

대전 방문판매업체발 집단감염 81명

두 사례 모두 5차에 걸쳐 감염 확산

“의심증상에도 모임가진사례 많았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국민 인식도 조사에서 70%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면서도, 자신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국민은 단 10%대에 그쳐 방역당국이 우려를 표했다. 또 당국은 마스크만 쓴다고 해서 코로나19를 막는 데 능사가 아니라며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과 주의사항을 강조했다.

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수도권, 중부권을 거쳐 광주, 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집단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유행의 특성은 방문판매업체를 통한 전파, 종교시설·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증폭, 결국 요양시설·병원으로까지 전파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코로나19 심각성은 국민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리서치에서 시행한 코로나19 인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약 70%가 ‘코로나19의 국내 확산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국민은 정작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선 대다수가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13% 정도만 감염의 위험이 있다고 답했던 것이다.

◆당국 “‘나도 감염될 수 있다’ 생각해야”

이와 관련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나와 가족’이 감염될 수 있는 ‘나의 일’로 인식하기보다는 사회적인 유행 현상으로 생각해 자칫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방심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특성이 무증상 또는 경증 시기에 전염력이 높기 때문에 의심하거나 조기 진단하기도 어렵다”며 “불특정한 다수가 모이는 경우에는 어디든지 위험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주말에는 나도 감염될 수 있고 내가 무증상 상태에서 가족이나 동료에게 전파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거리두기와 개인방역수칙을 실천해주실 것을 거듭 당부드린다”고 했다.

당국이 이같이 국민 인식을 들면서까지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하는 이유는 그간 역학조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1차와 2차를 넘어 5차에 이르기까지 연속적이고 광범위한 감염확산을 불러 총 210명의 확진 환자를 발생시킨 ‘리치웨이발(發) 확진 사례’와, 이와 똑같이 5차 전파까지 일으키며 총 81명의 집단감염을 부른 ‘대전 방문판매업체발 확진 사례’는 당국이 꼽은 대표적인 주의 사례에 해당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고령자 노출 많아, 결국 사망자까지 발생”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서울 방문판매업체인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직접방문자가 42명이었고, 이로 인한 추가 전파는 5차까지 진행돼 168명이 확진됐다. 관련 전체 확진자는 210명에 달한다.

추가 전파된 사례는 직장이 3개소였고, 여기서 총 78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교회도 네 군데나 노출돼 총 33명이 확진됐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가운데 50대 이상이 70%를 넘는 고령층 환자였고, 이로 인해 2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까지 발생하게 됐다.

방역당국이 리치웨이발 전파에 대한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가장 위험한 행동은 비말이 많이 발생하는 ‘노래 부르기’였다. 또한 감염 당시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머문 시간이 굉장히 길었고, 해당 공간은 환기가 불량한 밀폐된 환경이었다는 특징이 있었다.

대부분의 직접방문자들은 방문판매업체의 홍보관에서 1차 노출됐고, 이어 종교시설, 직장, 학원, 식당이나 실내운동시설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리치웨이발 코로나19는 1차 감염 이후 열흘 만에 5차 전파까지 급속히 전파되는 양상을 보였다.

대전 방문판매업체발 확진 사례도 마찬가지였다. 3개 정도의 방문판매업체가 동시에 노출된 상황이 발생하면서 총 81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직접방문자는 35명이었으나 이들로 인한 전파는 리치웨이와 마찬가지로 5차까지 이어지며 총 46명을 추가로 감염시켰다.

대전의 방문판매 역시 50대 이상의 환자가 86%로 고령자의 노출이 많았고, 그로 인해 총 7명이 중증 치료를 받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들에게서도 리치웨이 사례와 똑같은 위험 행위가 나타났다. 밀접하고 빈번한 소규모 모임을 자주 가졌고, 한 공간에서 제품의 체험 또는 정보공유 목적으로 긴 시간을 체류했다. 결국 ‘설마 내가 감염됐겠어?’하는 ‘방심’이 이같은 사례를 초래한 것이다.

정 본부장은 “결국 마스크 착용 등 생활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예방이 중요하다”며 “의심증상이 있을 때는 외출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게 필요하다. 의심증상이 있는데도 이 부분을 가볍게 생각하고 모임을 나갔다가 전파된 사례들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스크가 모든 것 다 보장해 주진 않는다”

방역당국은 마스크를 사용하더라도 안일한 생각이나 부정확한 사용법은 감염 확산을 부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가장 대표적인 예가 마스크를 쓰지만 답답해서 코를 노출하고 턱에 걸치고만 있다거나, 마스크 표면을 자꾸 만지는 것”이라며 “마스크 표면에는 많은 오염물질이 묻어 있기에 손으로 만지면 손에 바이러스나 오염물질이 묻어 있다가 그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입을 만질 때 눈·코·입으로 바이러스나 오염물질이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스크가 모든 것을 다 보장해 주지 않는다”면서 “손 씻기를 같이 해야 하고, 마스크도 제대로 쓰고, 겉 표면을 만지지 않게 안전하게 착용해야만 제대로 된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 본부장은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도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면 침방울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대전의 방문판매업체를 방문했던 분이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그분이 계속 휴대폰 통화를 하셨고 식사 중이라 마스크를 쓰지 못한 상황이었다. 결국 밀폐된 공간에 침방울이 많이 생겨 감염 사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밀폐된 공간 또는 식당이나 KTX와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도 가능한 한 마스크를 벗지 않고 통화하시는 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며 “다시 한 번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리치웨이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강서구 SJ투자회사 관련 확진자가 연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리치웨이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강서구 SJ투자회사 관련 확진자가 연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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