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3

‘원 포인트’ 상임위 선출안 주장도

통합당, 11대 7 절충안도 거절

상임위 전석 독식 강행 시 부담

[천지일보=이대경, 명승일 기자] 여야가 국회 원구성 협상을 두고 몇 주째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며 늦어도 26일에는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칼을 뽑았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3차 추경은 전시에 준하는 비상 상황에 맞서기 위한 특수 추경”이라며 “3차 추경 통과는 국민의 명령인 만큼 미래통합당은 오늘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국회를 정상화하고 6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을 마무리하기 위한 필요한 절차에 돌입하겠다”며 “국민과 함께 책임 여당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진 원내 총괄수석부대표는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국회로 복귀하는 즉시 협상을 진행하되 오는 26일에는 원구성을 매듭짓겠다고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김 수석부대표는 이번 주 목요일이나 금요일은 원 구성을 마무리할 테니 모든 의원들은 국회에서 한 시간 내 대기해 달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김 수석부대표는 주 원내대표가 민주당에 대해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것도 있지만, 통합당 내부 초선의원도 그렇고 몇 분의 강경파 의원들이 있다 보니 지도력이 확보가 안 되는 면이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며 원구성 협상 파행의 이유를 통합당으로 돌렸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충북 보은군의 법주사에서 만난 사진. (캡처: 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충북 보은군의 법주사에서 만난 사진. (캡처: 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현재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는 것에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한시적으로 전 상임위원장 혹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만 여당 몫으로 뽑아 3차 추경을 처리한 후 야당 몫 위원장은 사임시키는 ‘원포인트’ 선출론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협치도 중요하지만 코로나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챙기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이 더 중요하다”며 “이번 주까지 원구성 협상에 불응한다면 18대0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통합당은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우리 존재를 인정 안 하는데 멋대로 다 할 텐데 들러리 역할 할 일이 뭐가 있느냐”며 “늘 (통합당이) 발목 잡는다고 하니까, 발목 안 잡을 테니까 해보라 이거다. 왜 우리 보고 들어오라고 하느냐”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남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든지 비워놓든지 알아서 하라”면서 “(자신들이) 책임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책임지고 해보라”고 강조했다. 이는 거대여당을 견제할 유일한 수단인 법제사법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간 상황에서 협상은 의미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합당의 강수에 민주당은 상임위를 11대 7로 나눠가지는 안을 중심으로 물밑협상에 나설 계획이지만, 통합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협상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실제 이날 오전 있었던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도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이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에게 7개 상임위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자고 제안했으나 김성원 원내수석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원 원내수석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남은 7개 상임위에 대한 협상을 빨리 하자고 하길래 싫다. 나에게는 권한이 없다고 했다”며 “18개 상임위원장 다 가져가라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만약 민주당이 전석을 확보할 경우 청와대와 정부가 이달 내 처리를 당부한 3차 추경 심사에 속도를 낼 수 있지만, ‘거대 여당의 폭주’ 프레임이 만들어지는 만큼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다. 아울러 초당적 대응이 필요한 코로나19 후속조치 및 남북관계에서 야당의 협력을 끌어내기가 한층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박 의장,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천지일보 2020.6.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박 의장,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천지일보 20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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