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시론] 입이 있어도 말 못하고 글이 있어도 쓰지 못하는 한 많은 세상… 그 날이여 속히 오라
[천지일보 시론] 입이 있어도 말 못하고 글이 있어도 쓰지 못하는 한 많은 세상… 그 날이여 속히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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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면 천지일보 편집인.

근본도 모른 채 버려지고 나그네 된 인생들이 있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방황하는 길 잃은 철새 같은 인생들이 있다네.

무심히 가고 오는 세월의 길목에 서 있어도 소경되고 귀머거리 된 채 분별치 못하는 가여운 인생들이 바다를 이뤘네.

천지분간 못하는 군상(群像, 떼를 이룬 많은 사람)앞에 나침반이 되고 길이 돼 나타났어도 세상은 그를 철저히 외면하니 이 또한 하늘의 뜻이런가.

아니 외면을 넘어 핍박과 저주와 돌팔매질로 자신들의 양식 삼고 있으니 각골통한(刻骨痛恨)이라.

어느 시대나 그리 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죄 없어도 죄를 만들어 뒤집어씌우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이 된 세상, 민란이 두렵고 권력이 좋아 하늘의 뜻을 밥 먹듯 거역하는 악이 창궐한 세상, 애매한 백성 희생의 양을 삼고 제물삼아 펄펄 끓는 가마솥에 삶아 먹어도 옳은 소리 간곳없고 정의는 사라지고 모두가 위력 앞에 숨죽이네.

질병으로 감염된 피해가 죄(罪) 되는 세상, 이 한 맺힌 억울한 절규를 저 하늘은 알리라.

여기도 잠김 저기도 폐쇄, 이 세상 주인(主人)으로 왔고 통치자로 왔어도 작은 육신의 머리 둘 곳 하나 없다네.

높고 높은 분이지만 세상에 버림받고 멸시를 받고 간고(艱苦)를 받아 오늘도 떨어진 자처럼 누워 이 한 밤 지새우네.

그것이 운명이고 숙명이고 명령이라면 기꺼이 감내하리라 다짐하고 스스로 위로하네.

그래도 하늘이시여!

할 수만 있다면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고 글이 있어도 쓰지 못하는 이 한 많은 세상, 총칼보다 더 무서운 압제가 계속되는 세상 속에서 울부짖는 이 한 맺힌 절규를 들어주소서.

원하지 않은 사연으로 말미암아 하늘과 땅 사이엔 엄청난 벽이 생겼고, 인생은 그 벽속에 속절없이 긴긴 세월 갇혀 살아왔지만, 인생들은 갇힌 자의 답답함을 의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좋게만 여기는 어이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네.

그 어이없는 세상이 어찌하여 이 내 심사(心思)가 되어 이토록 아프고 서글프게 하는가.

그래도 그 두꺼운 벽을 허물어 길을 내고 문을 열어 애간장이 녹도록 누구든 그 문으로 들어오라 외치는 자의 음성이 온 누리에 울려 퍼지니 들을 귀 있는 자들은 들어보라 하네.

온 누리에 울려 퍼지는 그 음성, 친히 문(門)이 되고 길(道)이 된 천종지성(天從之聖)이며, 하늘이 보낸 자의 호소니 곧 반석정(盤石井)이라네.

모진세월 초인(超人)과 함께 피 뿌린 옷을 입고 그 두꺼운 벽을 뚫고 길을 냈으니 추운 겨울 이겨 낸 이 시대의 선구자가 틀림없네.

온 인류가 기대고 살아야 할 큰 언덕이건만 오늘도 처연(凄然)한 심정으로 이 밤을 지새우네.

칠흑 같은 밤이 지나고, 위력의 시대가 지나고, 진리의 꽃이 만발한 세상이여, 진정한 자유여, 광복이여, 어서 속히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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