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국가와 국민의 안전과 국방의 의무
[인권칼럼] 국가와 국민의 안전과 국방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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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헌법 제39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라고 하여, 모든 국민에게 국가의 안전과 방위를 위하여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헌법에 규정된 국방의 의무는 국가의 존립을 위한 의무라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예외는 없다. 그런데 헌법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른 국방의 의무를 말하고 있어서, 국방의 의무는 법률로써 그 구체적 내용이 결정된다.

헌법이 국방의 의무에 관해 법률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서, 국방의 의무에 관한 구체적 내용은 법률로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병역의 의무는 병역법에서 규정한 법률상의 의무이지만, 헌법 제39조 제1항에 근거한 헌법상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헌법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병역의 의무는 헌법에 따른 의무이기 때문에 평등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병역법이 대한민국의 국민 중 남성에게만 병역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헌법 제11조 제1항에서 성별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에 반하지 않는다. 여기서 평등도 합리적 차별을 허용하는 실질적 평등을 말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도 병역법이 남성에게만 의무를 부과한 것은 신체적 능력과 특성에 따른 차별로 자의적인 차별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즉, 남녀 간에 신체적 차이에 따른 차별은 합리적 차별로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병역의 의무는 일정 기간 사회로부터 떨어져 생활하게 된다는 점에서 같은 연령층에서 사회진출에 있어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병역의 의무가 헌법상의 의무라는 점에서 국민으로서 당연히 이행해야 하는 의무라고 하지만, 이는 시대의 흐름에 부합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병역의 의무기간 동안 희생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 이는 헌법 제23조 제3항에서 공공필요에 의해 재산권을 제한하는 경우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하는 것과 동일한 이유이다.

헌법재판소는 병역의 의무를 이행한 국민에게 공공기관의 취업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가산점 제도를 위헌이라고 한 것은 아니고 과도한 가산점으로 경쟁대상의 취업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게 되는 것 때문이었다. 그래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한 국민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보상이 따라야 한다. 비록 헌법 제23조 제3항과 같은 헌법상 명문의 보상 규정이 없지만, 현대사회에서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시대정신에 반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헌법정신에도 반하는 결과가 된다.

나아가 헌법은 제39조 제2항에서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해 병역의 의무를 이행한 국민에게 불이익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다. 헌법은 비록 ‘불이익한 처우’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병역의 의무 이행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병역의 의무는 그 헌법적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다. 국가와 국민은 누구도 자신 이외의 다른 국민에게 일방적인 불이익을 요구할 수 없다.

국가공동체는 국민으로 구성된 공동체이다.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요구는 국방의 의무와 연계돼 있다. 국방의 의무에는 병역의 의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민의 안전을 위한 국민의 의무가 더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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