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8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윈저성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5주년을 맞아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TV로 방영된 전승기념일 메시지를 통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8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윈저성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5주년을 맞아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TV로 방영된 전승기념일 메시지를 통해 "절대 포기하지 말라, 절망하지 말라는 것이 바로 전승기념일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출처: AP/뉴시스)

대규모 길거리 행사 전격 취소

각국 정상들, 위로 메시지 전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75년 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5월 8일을 기념하는 유럽의 전승기념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9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의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 중인 이동제한령 등으로 인해 대규모 행진, 길거리 행사가 미뤄지거나 축소되는 등 올해 전승기념일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게 지나갔다.

유럽의 각국 정상들은 메시지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국민들을 위로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부친 조지 6세가 75년 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연설을 한 똑같은 시간에 사전 녹화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절대 포기하거나 절망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전승기념일의 메시지”라고 전했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인파가 모일 우려가 있는 행사들은 다 취소된 가운데 영국 공군 곡예비행단이 런던 템스강 위를 비행하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시민들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이를 지켜봤다.

전국에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프랑스도 조용한 전승기념일을 보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에 있는 전직 대통령들과 무명용사비를 찾는 것으로 기념행사를 대체했고, 시민들에게도 행사 참여 대신 자유프랑스군을 추모하는 국기 게양을 독려했다.

독일에서는 이날이 나치로부터 해방을 가져준 날인만큼 종전을 기념하는 행사가 차분하게 열렸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과 함께 베를린 전쟁희생자 추모관 노이에 바헤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프랑크 발터-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자국민들을 향해 “유럽인으로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며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등은 1m 이상 널찍이 거리를 둔 채 헌화하고 묵념했다.

러시아는 9일 대대적인 전승 기념식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행사를 연기했다.

그 대신 항공기와 헬리콥터 600여대를 동원한 에어쇼가 47개 도시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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