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경영권 승계 문제 논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삼성 노조 문제로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다시는 경영권 문제로 논란을 빚지 않고 더 나아가 자녀에게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실상 삼성 ‘4세 경영’을 포기한 것이다. 또한 82년간 유지해 오던 ‘무노조 경영’ 방침도 종식됐다.

6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이 부회장은 “모든 것은 저의 잘못”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날 사과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한 데 따른 것으로, 권고받은 대국민 사과 시한인 오는 11일보다 닷새 앞서 사과문을 발표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저는 오늘 반성하는 마음으로 삼성의 현안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말하려고 한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드린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법을 어기거나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자신의 자녀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며 “경영환경도 결코 녹록치 않은 데다가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제 승계를 언급한다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지시고 난 후 부족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큰 성과를 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지만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고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삼성 꿈꾸고 있다. 가장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신사업에 과감히 도전하겠다”며 “우리 사회를 보다 더 윤택하게 만들어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노사 문제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삼성의 노사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삼성에서는 무노조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삼권을 확실히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고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준법 감시와 관련해서 이 부회장은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며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재판이 끝나더라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계속 독립적인 위치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끝으로 이 부회장은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라며 “임직원 모두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고 많은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2, 3개월간에 걸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저는 진정한 국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실히 느꼈다”며 “목숨을 걸고 생명을 지키는 일에 나선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자원봉사자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많은 시민들. 이런 분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준법위는 이 부회장의 횡령·뇌물 혐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측에 준법경영 관련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자, 삼성 7개 계열사가 협약을 맺어 출범시킨 독립 위원회이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사과한 이후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당시 “저희 삼성서울병원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렸다”며 “메르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과 유족, 아직 치료 중인 환자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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