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해당의혹 검찰 출석은 처음

‘국정농단’ 이후 3년 3개월만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26일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전 8시쯤 비공개 출석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삼성그룹 불법 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 관련, 오늘 주요 사건관계인 소환조사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등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된다”며 “관련 수사상황은 해당 사건관계인 귀가 이후 규정에 따라 알려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 수사를 받은 이후 3년 3개월 만에 검찰에 출석하게 됐다.

검찰은 2015년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015년 7월 합병을 발표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은 저평가 되고, 반대로 제일모직은 자회사인 삼성 바이오로직스 기업 가치와 에버랜드 부지의 표준지(가격산정 기준 토지) 공시지가가 2015년 최대 370% 오르는 등 이른바 ‘뻥튀기’ 됐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5년 상반기 신규주택 공급량이 300여 가구에 그치며 주가가 2015년 4월 이후 계속 하락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합병 이후엔 2015년 하반기 서울 시내 전체 일반물량 중 30%에 달하는 1만 994가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또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 부채가 2012~2014년 회계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의 기업가치도 크게 반영돼 제일모직도 평가가 상승했다. 이후 삼성바이오는 1조 8000억원의 콜옵션을 부채로 잡으며 회계처리 기준을 바꿨고, 4조 5000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얻었다.

이에 이사회 직전 1개월 주가를 기준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규정에 따라 당시 합병 비율은 1(제일모직) 대 0.35(삼성물산)였다.

하지만 참여연대가 설명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적정 합병비율은 1:1.2598(일부 반영)에서 1:1.3607(전액 반영)이다.

그 결과 이 부회장이 23.2%의 지분을 가진 제일모직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9월 합병 당시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국민연금과 KCC를 압수수색하고, 올해 2인자로 불리던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장을 비롯해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 최치훈 이사회 의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미전실의 현재 모습) 사장 등을 소환해 경영권 관련 의혹을 수사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도 합병의혹과 연관이 있는 만큼 검찰은 이 부분도 묶어서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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