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가 6일 오후 서울 강남역사거리 CCTV 철탑 위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가 6일 오후 서울 강남역사거리 CCTV 철탑 위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서울 강남역 CCTV 철탑 위 고공농성 332일차

“무노조 경영에 상처 입은 사람 치료부터 먼저해야”

“말로 두루뭉실하게 과거 덮으려는 것, ‘자기 망상’”

“삼성, 노조 없는 상태서 국정농단과 뇌물죄 저질러”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 끝까지 투쟁”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삼성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니라 재판을 앞두고 하는 겉치레라고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철탑 농성’ 김용희씨는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장면을 방송으로 지켜봤다며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창원공단 삼성항공(테크윈) 공장에서 일했던 김씨는 경남지역 삼성 노동조합 설립위원장으로 추대돼 활동했다는 이유로 지난 1995년 5월 말 부당해고 당했다며 삼성을 상대로 복직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 중이다. 작년 6월 10일부터 강남역 CCTV 철탑 위로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그는 이날로 332일차를 맞았다.

김씨는 “무노조 경영 아래서 사람에게 상처를 입혔다면 치료부터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며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이 억울해하고 있는데도 말(사과)로 두루뭉실하게 과거를 덮어버리려는 것은 ‘자기 망상’”이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이어 그는 “그동안 삼성은 노조가 없는 상태에서 전혀 통제 받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오늘날 국정을 농단하고, 뇌물죄를 지고, 불법으로 경영승계를 했다. 모든 것의 근본은 무노조 경영 80년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뿌리를 그대로 놔두고 자기가 필요할 때 열매만 따먹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대국민 사과) 이후의 삼성이 어떻게 조치하는지 지켜보겠다”며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끝내겠다고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범위의 수준까지 보장하도록, 그리고 노조가 삼성 계열사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으로 끌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법과 윤리를 엄격하지 준수하지 못해 국민께 실망과 심려를 끼쳤다”며 “이 모든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고 저의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이 부회장은 노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최근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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