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덴교회와 21세기목회연구소가 27일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코로나19 이후 직면할 위기 분석과 한국교회 세움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새에덴교회 유튜브 캡처)
새에덴교회와 21세기목회연구소가 27일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코로나19 이후 직면할 위기 분석과 한국교회 세움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새에덴교회 유튜브 캡처)

포스트 코로나 교회 대응 세미나

“5월 현장예배의 날 지정” 제안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국교회 예배 모습이 달라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변화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대다수 교회들의 현장예배가 취소됐고 영상으로 대체됐으며, 진행되더라도 2m 좌석간격유지 방역조치에 따라 극소수의 인원만 예배에 참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확산세가 점차 감소하고 정부가 방역강도를 완화하면서 대부분 교회들은 곧 중단됐던 현장예배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교계 내부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됐을 때 한국교회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왔다.

소강석 목사는 지난 27일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새에덴교회와 21세기목회연구소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이후 직면할 위기 분석과 한국교회 세움 세미나’에 참석해 코로나가 가져다 준 교회 환경 변화에 대해 “세상적, 문화적, 시대적으로 교회를 세울 수 있는 환경에서 교회를 세울 수 없거나 파괴하는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다”며 “교회 이탈자가 증가하고 출석 숫자도 새신자도 감소하고, 헌금과 재정도 감소하는 등 교회에 극심한 위기가 찾아왔다”고 진단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소강석 2020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 조직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교회총연합 ‘2020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 개최 보고 기자회견’에서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소 목사는 “신종코로나 확산에도 퍼레이드를 진행한다”며 “기독교는 부활을 믿는 종교다. 하나님이 지켜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2020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는 오는 4월 12일 개최된다. ⓒ천지일보 2020.2.5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가 지난 2월 5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교회총연합 ‘2020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 개최 보고 기자회견’에서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5

소 목사는 “아무리 정부에서 교회에 찾아와서 협조해달라고 해도 예배를 중단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한국교회도 정부의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현장 예배를 축소하고 온라인 예배를 드릴 테니, 정부는 간섭하지 말라고 선제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빨리 예배를 포기할 필요가 있었을까. 벌써 두 달이 훌쩍 지났다”면서 “성도들은 이 기간 동안 영적인 태만과 냉담 그리고 방치 습관이 체질화 돼버리고 말았다”며 “예배의 불이 꺼지고 교회가 급격하게 쪼그라든 것”이라고 했다.

소 목사는 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조금씩 진정되고 있지만, 성도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벚꽃놀이를 가고 백화점과 식당, 카페에는 잘 다니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도 준수하지 않는다”며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향후 일상적 방역으로 돌아갔을 때, ‘다음 주부터 예배드린다’고 광고하면 교인들 중 몇 퍼센트나 교회에 나오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소 목사는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성경적 신앙으로의 리셋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트렌드에 맞게 예배 문화를 리포맷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 목사는 “온라인 예배로 성도들이 줄어들 수 있지만, 안 믿던 남편이 가정에서 함께 설교를 듣다 같이 예배도 드리고 헌금도 하게 됐다는 소식도 들었다”며 “코로나가 잠잠해졌지만, 성도들이 여기저기서 유튜브로 설교를 듣다 보니 교인들 귀가 높아졌고, 간섭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개인주의적 신앙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도들이 ‘가상 교회’도 인정하려 한다. 그러다 보면 서구 교회처럼 명목상 신자들만 남을 수 있다. 개인도 교회도 공멸의 길로 갈 수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다른 바이러스가 또 나타나면 어떻게 되겠는가. 한국교회가 코로나19 아닌 어떤 것에라도 더 이상 흔들리지 않으려면 리셋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교회 집단감염 우려 속 정부의 예배중단 권고에도 불구하고 29일 오전 현장예배를 강행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교회 신도들과 현장감독을 위해 나온 경찰·공무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예배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교회 282곳에 시와 자치구 공무원을 투입해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지 등을 감독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0.3.2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교회 집단감염 우려 속 정부의 예배중단 권고에도 불구하고 29일 오전 현장예배를 강행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교회 신도들과 현장감독을 위해 나온 경찰·공무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예배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교회 282곳에 시와 자치구 공무원을 투입해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지 등을 감독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0.3.29

소 목사는 이를 위해 ▲양 극단의 이념에 편승하지 말고 하나님 중심의 신앙 갖게 하기 ▲정치적 부족주의를 벗어나 신앙적 화합주의로 변화시키기 ▲분노 사회를 신앙의 방식을 통해 ‘화해 사회’로 전환시키기 ▲과거회귀형 신앙에서 미래지향적 신앙으로 바꾸기 등을 제시했다.

특히 소 목사는 한국교회 연합기관과 교단, 교회가 하나로 뭉쳐서 오는 5월 10일이나 17일 디데이를 정해 한국교회 ‘새출발의 날’ 일명 ‘슈퍼 선데이’로 삼고 교회의 회복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교계에서는 온라인 예배를 두고 ‘예배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이 오고가고 있다.

현장예배만이 참된 예배라는 주장 가운데 현장예배만이 선이라고 해선 안 된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장예배의 중단결정을 잘한 것이라고 응답이 87%였고, 90%가 온라인예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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