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2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미국에 감춘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의 편을 드느라 사태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WHO가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앞서 WP는 WHO에 파견된 미국 전문가들이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본국에 실시간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WP는 이 같은 사실은 WHO가 중국을 두둔하려고 코로나19 사태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결국 미국 내 대규모 확산을 초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중국 중심적이라고 비난해오다가 급기야 지난 14일 WHO에 대한 자금 중단을 지시했다.

WP는 이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개인적 관계에 대해 자랑하고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타격이 가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WHO를 조금 더 공격하기에 무방비한 대상으로 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러한 WP의 보도를 확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간접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WHO와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관계는 오래됐다”면서 “우리는 함께 협력한다”고 운을 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어 “CDC 직원들이 WHO에 있다는 점은 우리가 미국이 원하는 정보로부터 감춘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라면서 “WHO는 개방돼 있으며 아무것도 감추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CDC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같은 메시지를 즉시 받는다. 그것이 (질병 통제를) 빨리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면서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밀은 위험하다”며 “왜냐하면 그것은 생명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또 많은 국가가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한 데 대해 “봉쇄 완화가 전염병의 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전염병의 종식을 위해 개인과 지역 사회, 정부가 바이러스를 억제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각국은 (바이러스의) 발견과 검사, 격리, 치료, 추적 등이 가능하도록 보장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WHO는 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 지원을 위해 3천만 개의 진단 검사 키트를 주문했으며, 5월까지 수술용 마스크 1억 8000만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WHO가 주도하는 코로나19 치료제를 평가하는 ‘연대 실험’에 100여개 국가가 가입했으며 1차 평가를 위해 5개국에서 1200명의 환자가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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