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에 분노한 여성들… “강력 처벌하라”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미성년자 여성 등을 협박해 가학적인 성착취 영상을 찍게 한 뒤 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의 핵심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검찰에 송치됐다. 이에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일명 ‘N번방 사건’에 분노한 여성들이 모여 텔레그램 성착취방 운영자 및 구매자와 범행 가담자 전원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 운영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n번방 사건은 형태만 다를 뿐 익숙한 ‘여성혐오’ 범죄”라며 “지금도 제2의 박사방이 생겨나는 등 모방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운영진은 ‘n번방에서 감방으로’ ‘그 방에 입장한 너흰 모두 살인자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n번방 사건’이 주목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추산 26만명이라는 수의 가해자를 마주했다”며 “이는 소수가 아니기에 그간 여성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는지에 대해 더 깊이 절감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박사’가 구속된 이후에 방에 참여했던 가해자들은 대피소를 만들어 본인들이 처벌받지 않을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다”며 “이런 여성혐오 범죄의 끝없는 양산은 우리 사회의 ‘남성 카르텔’이 얼마나 견고한지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운영진은 ▲텔레그램 성 착취방 운영자와 가담자, 구매자 전원에 대한 강력한 처벌 ▲n번방 가해자 전원의 신상공개 ▲성범죄 가담 사회복무요원 가중처벌 ▲신종 디지털 성범죄 법률 및 2차 가해 처벌 법률제정 ▲특별수사본부를 기반으로 한 철저한 수사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n번방 사건은 기본적으로 가해자들의 ‘잡히지 않으리라’는 믿음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갓갓’ 등 나머지 가해자들의 신속한 검거는 물론, 가담자 전원을 강력히 처벌해야 제2의 박사방이 등장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지면서 음란물 사이트 관련 검색어가 뜨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2차 가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성범죄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운영진은 이번 ‘텔레그램 성 착취 n번방 사건’으로 인해 누구인지 특정할 수도 없는 많은 성폭력 가해자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됐다고 호소하며 “일반 시민의 안전과 피해 여성의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조직적인 성 착취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N번방’ 가해자 전원 신상을 공개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지난 19일 검찰이 ‘와치맨’에게 내린 구형 징역 3년 6월이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검찰이 직접 성착취 영상 제작에 참여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성착취 불법촬영물을 유포하는 행위에 국가기관이 큰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검찰은 성 착취 불법 영상물 관련 사건에 엄정하게 대처하기 위해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조씨는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동성착취물 등을 제작해 돈을 받고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74명, 미성년자는 이 중 16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