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청와대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청와대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6

자녀 입시비리-유재수 감찰무마

순차 기소돼 사건 병합 후 진행

조국 재판 정경심도 피고인

분리되기 전까진 같이 재판

공판준비기일엔 출석 의무無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관련 감찰무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일정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0일 오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강제수사가 시작된 무렵부턴 207일, 기소가 이뤄진 시점부터는 80일 만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조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뇌물수수, 부정 청탁금지법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업무방해·위조공문서행사·허위작성공문서행사·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증거위조 교사, 증거은닉 교사 등 11개 혐의를 조 전 장관에게 적용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천지일보 DB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천지일보 DB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딸 조모씨가 2017년 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서 장학금 600만원을 받은 게 뇌물수수와 부정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아들 조모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예정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아 한영외고에 제출하는 등 자녀 입시비리에 정 교수와 함께 연루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의 차명주식 투자를 숨기기 위해 백지신탁을 의무화한 공직자윤리법을 어기고 재산을 허위로 신고한 혐의도 적용했다.

또 검찰은 정 교수가 자택과 동양대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거나 빼돌리는 것을 방조하고, 청문회를 앞두고 사모펀드 관련 투자운용 보고서 위조에 가담했다고도 판단했다.

이와 별개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17일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중대 비위혐의를 발견하고도 감찰을 무마했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조 전 장관을 기소한 바 있다.

애초 조 전 장관의 가족비리 관련 재판은 1월 29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감찰무마 사건과 병합되면서 기일이 조정된 끝에 오는 20일 열리게 됐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기에 조 전 장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의 조 전 장관 출석보다 더 주목받는 것은 앞으로의 일이다. 정식 재판에 들어가면 피고인은 꼭 출석해야 하는데, 이 사건엔 조 전 장관만 피고인이 아니다. 자신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도 함께 기소됐다.

이 때문에 부부가 나란히 피고인석에 서야 하는 그림이 펼쳐질 수도 있다.

부산의료원이 지난 26일 대강당에서 제17대 노환중 원장 취임식을 열었다. (제공: 부산의료원) ⓒ천지일보 2019.6.27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취임하던 모습. (제공: 부산의료원) ⓒ천지일보 2019.6.27

정 교수 측은 부부가 함께 재판을 받는 것은 원치 않고 있다. 앞서 검찰은 먼저 재판을 받고 있는 정 교수 사건과 조 전 장관 사건을 병합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정 교수 재판을 담당하던 송인권 부장판사가 이끌던 당시의 형사합의25부는 사건을 합치지 않았다.

이후 재판부가 변경되면서 검찰이 재차 사건 병합을 요청했다. 정 교수 측은 지난 11일 공판에서 “부부를 한 법정에 세워 조사하는 모습이 맞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효율성은 명분일 뿐이고 망신 주기를 위한 것 아니냐”고 반발한 바 있다.

부부가 나란히 법정에 서지 않기 위해선 정 교수 사건만 분리되는 게 필수다. 그래서 정 교수 측도 조 전 장관 사건과 묶인 정 교수 관련 내용을 분리해 현재 정 교수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에 병합하는 데엔 반대하지 않고 있다.

재판부는 사건 병합 여부에 대해 정 교수 재판 다음 기일 전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음 재판은 1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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